美연준 ‘매파’들 신중론…“향후 금리 소폭 인하 적절”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가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들이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속도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2인자로 꼽히는 ‘온건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최근 경제 지표들이 경제가 예상 보다 둔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보다 금리인하 속도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경제 상황이 지속된다면 신중한 속도로 중립적인 입장으로 나아가는 정책을 진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과열시키거나 침체시키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이론적 금리를 말한다.

월러 이사는 고용 호조로 실업률이 하락하고 전월의 일자리 증가율이 상향 조정된 최근 노동시장 수치를 언급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상회한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해선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다만 미국 경제는 고용이 연준의 목표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 가까워지는 등 견조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내년에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인하될 것이라고 봤다. 월러 이사는 “제거해야 할 정책 조정의 범위가 상당히 있으며 경제가 현재의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면 이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예기치 않게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 연준은 노동시장이 악화되지 않는 한 “진전이 재개되고 불확실성이 줄어들 때까지 금리 인하를 일시 중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연준이 향후 몇 분기 동안 기준금리를 더 소폭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궁극적으로 통화정책의 나아갈 길은 실물 경제,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데이터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현재 정책 기조를 “제약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의 정책 기조가 얼마나 제약적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카시카리 총재 역시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의 고용 보고서는 급격한 노동시장 약화가 임박한 것 같지 않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여준다”고 짚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선 “최고치에서 급격히 하락했지만 목표치를 다소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그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에 대해 편안하게 생각하며 올해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하는 것이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발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리를 총 0.50%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은 11월 6~7일 FOMC 회의 후 다음 금리 결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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