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2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자국 군사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과 관련해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저지른 악을 가볍게 여겨도, 과장해서도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27일(현지시간) 이란의 힘을 이스라엘에 보여줘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 IRNA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권의 오판은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며 “이란 국민의 힘과 의지를 전달하고 국가 이익에 부합하는 조치를 취하는 방식은 당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6일 새벽 F-15·F-16 전투기를 동원해 이란 내 미사일 제조 관련 시설과 대공 미사일 포대 등을 폭격했다. 앞서 이란은 이달 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을 암살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 약 200발을 쐈다.
이란은 전날 공습 이후 이스라엘을 비난하면서도 강경한 표현은 자제한 채 ‘적절한 시기’에 대응하겠다며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압박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공습 당일 이집트·카타르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영토보전 침해에 맞서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며 “모든 대응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의 자식들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며 “이란의 적들은 이 용감한 이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영토를 방어하고 있으며 어떤 어리석음에도 요령과 지성으로 대응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