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키노트를 하고 있다. [SK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뿐 아니라 고성능, 고용량 낸드 수요가 증가하하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간 시너지 강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 회장이 전면에서 SK그룹의 AI 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4일 SK㈜의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최 회장은 솔리다임 이사회 의장을 겸임한다. 지난 9월 이사회를 통해 솔리다임 이사진에 합류하며 의장에 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해 설립한 미국 자회사다. 11조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출범 이후 반도체 업황 악화로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며 SK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786억원의 순손익을 기록하며 SK 편입 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분기 매출은 3조97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급증했다.
AI 시대의 도래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에 탑재되는 고용량·고성능 SSD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한 셀에 4비트를 저장할 수 있는 QLC 기반 초고용량 기업용 SSD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AI용 낸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날(13일)에는 세계 최대 용량인 122TB(테라바이트)의 QLC 기반 eSSD 신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 경영진으로 구성된 솔리다임 이사회는 AI 글로벌 리더십을 갖춘 최 회장이 급속도로 성장 중인 AI용 낸드 설루션 시장에서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해 SK의 AI 반도체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젠슨 황 엔디비아 CEO,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랩 캡처, SK 제공] |
최근 최 회장은 AI 기술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SK AI 서밋’에서 1시간 가량 키노트를 하며 미래 AI 시대를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서밋에는 TSMC, 엔비디아, AMD,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글로벌 AI 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AI 리더들과의 릴레이 미팅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웨이저자 TSMC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팻 겔싱어 인텔 CEO 등 글로벌 빅테크 CEO들과 연이어 회동했다. 반도체 관련 현안을 직접 챙기며 AI 시대 리더십 강화를 위해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