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우승 유해란 “부상에 2주 전에야 훈련…기대 안 했다”

“매년 목표 1승 조기달성 맘 편해져”
1R 1위와 10타차 뒤집은 ‘퍼터 교체’
“어머니 함께 온 대회에서 마침 우승”

 

KPMG 여자 PGA챔피언십 파이널라운드 15번홀에서 티샷하는 유해란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한 달을 쉬고 복귀한 대회라서 목표는 우승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1라운드 성적이 썩 좋지 않았어도 조급한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부상후 휴식중이던 유해란이 한달 만의 LPGA 복귀전,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컨디션 회복에 주안점을 뒀던 터여서, 본인도 기대하지 않던 대어를 낚아올렸다.

유해란 우승컵을 들어올린 KPMG 여자 PGA챔피언십 하루 뒤인 30일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뒤) 크지 않은 건강 문제로 귀국해 쉬었다”며 “처음 3주 동안은 골프채조차 못 잡고 휴식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오랫동안 운동하지 않은 건 골프를 시작한 뒤 처음이었다. 그전까지 가장 오래 쉰 기간은 3일 정도였다”며 “대회 2주 전부터 연습을 시작했는데, 국내 코치님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격려해줘서 마음 편하게 이번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유해란은 우승 비결로 충분한 휴식 덕분에 몸 상태는 물론 마음가짐까지 다잡을 수 있었던 게 컸다고 밝혔다.

유해란은 1라운드 종료 후 퍼터를 교체했다. 이것도 경기 성적에 관한 부담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는 부상으로 쉬는 동안 퍼터 교체를 고민했고, 이번 대회에 과거 눈여겨보던 새로운 퍼터를 들고 출전했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6일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치면서 부진했다. 1위 윤이나(9언더파 63타)와는 10타 차를 보였다.

유해란은 1라운드가 끝난 뒤 예전에 쓰던 퍼터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퍼터를 바꿨는데 하루 만에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올해 1월부터 쓰던 예전 퍼터로 남은 라운드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유해란은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치면서 대추격전에 나섰고,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두 타를 더 줄이면서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로 윤이나(11언더파 277타)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1라운드에서 선두에 10타 뒤지다가 우승한 건 LPGA 투어 60년 만에 처음이다. 유해란은 “솔직히 크게 기대하지 않은 대회였기에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유해란이 29일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2026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한 뒤 어머니와 포옹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당초 이번 대회에는 어머니와 함께할 계획도 없었다. 우승의 순간을 어머니와 만끽했던 유해란은 “어머니는 내게 건강 문제가 있으니 메이저대회는 함께 가주겠다고 하셔서 모시고 왔다. 마침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유해란은 남은 시즌에 기대감도 드러냈다.

LPGA 투어에 데뷔한 202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승씩 거둔 유해란은 “한국에서 뛸 때부터 한 번도 우승 없이 시즌을 마친 적이 없어서 매년 목표는 ‘1승’이었다”며 “올해 목표는 생각보다 이른 시점에, 그것도 메이저대회에서 거둬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길 것”이라며 “일단은 미국에서 쉬면서 다음 달에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910만 달러) 준비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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