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개장” 살 떨리는 한국 증시…‘비상계엄 사태’ 후폭풍 어디까지? [투자360]

윤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야간선물 급락·환율 급등…해제 후 진정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부정적” 당국 대응에 안정될지 주목

[연합,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오늘 국내 증시가 정상 개장한다는데 너무 살 떨립니다. 안전벨트 꽉 매야 하나요.” (온라인 주식 거래앱 커뮤니티)

국내 증시가 4일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그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충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내 증시는 예정대로 오전 9시 개장할 예정인 가운데, 야간시간대 환율·선물옵션, 가상자산 등 금융시장이 큰 폭으로 요동쳤다는 점이 변동성을 확대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가 빠른 속도로 해소되고 정상을 되찾은 것은 지수 하방 압력을 다소나마 줄일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6% 오른 2,500.10으로 장을 마쳤다. 7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이 지난 8월 16일(1조2054억원) 이후 석 달 반 만에 최대 규모인 5395억원의 강한 순매수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7%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는 0.05%, 나스닥지수는 0.40% 상승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소식에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미국 국채 가격이 상승 전환하고 주식시장은 약세를 보였다.

프랑스에서도 미셸 바르니에 총리가 내년도 예산안 일부를 처리하기 위해 ‘의회 패싱’을 택하고 야당이 정부 불신임 투표를 발의하는 등 극도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펼쳐지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담이 됐다.

전날 밤 10시 25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3시간도 되지 않은 오전 1시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되고 오전 4시 30분께 윤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국내 비상계엄 사태가 진정되자, 뉴욕 증시도 반등을 시도했다.

5%대 급락했던 코스피200 야간선물옵션(-1.80%)은 낙폭을 크게 줄이며 마감했고, 미국 증시에서 7% 넘게 떨어졌던 아이셰어즈 MSCI South Korea 상장지수펀드(ETF) 역시 -1.59% 약세로 장을 마쳤다.

1,440원대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도 이날 오전 7시 15분 기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14.25원에 거래되는 등 상당 부분 안정을 찾는 흐름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장관은 전날 밤 긴급 거시 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었고 이날 오전에도 재차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시장 안정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계엄 해제에도 불구하고 정국이 불안정해지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소는 계엄 선포 이후 이날 증시 개장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오전 7시가 넘어서야 정상 개장을 결정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번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상계엄이 빠르게 해제됐고 환율이나 야간 선물시장이 바로 낙폭을 축소한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특히 국내 증시와 환율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국내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으며 이는 장 개시 이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을 언급하며 금융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만큼 단기적인 가격 변화에 반응하기보다는 관망으로 대응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는 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한 연구원은 조언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