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주항공 사고기종 B737-800 긴급점검 일주일 연장[무안제주항공참사]

저소득 유가족에 긴급 생활비 지원
국적항공사 CEO 긴급대책회의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 내주 미국 이송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유가족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재발방지를 위해 국적 항공사의 안전강화 대책을 일제히 점검한다. 이에 사고기종인 보잉737-800 총 101대를 운영하는 국내 항공사에 대한 점검기간도 오는 10일까지 일주일 연장한다.

제주항공 참사 재발 방지 위해 국적항공사 CEO 긴급 회의


3일 정부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오전 제주항공은 물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국적 항공사 11곳의 최고경영자(CEO)와 긴급안전대책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이들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안전강화 대책을 점검했다. 이번 사고 이후 국토부가 각 항공사에 내린 특별안전 강화 지시의 후속 조치다.

중수본은 각 항공사의 안전강화 대책과 이행 실태에 따라 특별 점검을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사고 기종인 B737-800 총 101대를 운용하는 국내 항공사 6곳에 대한 점검 기간을 오는 10일까지 연장했다. 이를 통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엔진과 랜딩기어의 고장 기록을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정비시간 준수와 적절한 정비부품을 사용했는지 등 사고기와 동일 기종의 운용실태를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어려워진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은 다음주 중 미국으로 이송돼 합동분석에 나선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조사관 2명이 FDR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함께 복원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안전한 이송 방안을 강구하고 통관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조위는 “사고조사상황과 관련해선 국제기준과 국내 법령에 따라 총 12단계로 구분해 실시하고 있고, 현재는 4단계인 ‘관련정보와 정보수집을 위한 현장조사’에 해당한다”면서 “관제사 인터뷰 및 현장 드론 촬영을 완료했고 음성기록장치(CVR) 녹취록 작성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기 잔해 및 데이터 분석 시험보고서 초안 작성, 공청회, 국가 의견 수렴, 위원회 실무 등 절차 거쳐 최종보고서를 공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블랙박스 분석이 끝나도 조사 마무리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참사 유가족에게 6일부터 긴급돌봄 서비스 시작


정부는 참사 유가족에게는 오는 6일부터 긴급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유가족을 대상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유가족분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 지원에 나선다”고 말했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정부 서울 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8차 회의에서 이같은 정부의 긴급돌봄서비스 제공안을 밝힌 바 있다.

최 권한대행은 “추모 과정에서 생업을 뒤로하실 수밖에 없는 유가족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정부는 저소득 유가족에 대한 긴급 생계비 지원과 함께 건강보험료 등과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예외 적용 등 이번 사고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유가족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유가족에 대해 긴급 생계비를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재난피해자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기존 지방세 감면, 징수 유예 상담에 더해 국세 납부 유예 상담도 받을 수 있다. 최 권한대행은 전날 중대본에서 논의된 직장인, 군인 휴가 문제 등 유족 건의 사항에 대해서도 관계 기관에 신속한 이행도 당부했다.

박 장관은 유가족들에게 “교육부는 유가족의 출석인정, 노동부에서도 연가 휴가 처리에 대해서 지원할 것”이라며 “유족 법률지원, 보험처리 안내를 위한 통합지원센터 운영중이고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자세하게 설명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3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한편 정부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인터넷 글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앞서 유족들은 ‘유족을 비방하거나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을 폄훼하는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유족들을 향한 악성댓글 수사상황과 관련해선 이날 오전 기준 경찰에서 70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그 중 6건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조사하고 있다. 박 장관은 “몹쓸 짓하는 분들을 엄벌할 예정이고 유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족) 개인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으시면 안내데스크나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수사해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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