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같은 내 보증금 떼일라” 작년 전세반환보증 가입 28.7만건[부동산360]

지난해 가입 가구수, 5년 전比 약 84% 증가
대규모 전세사기 잇따라 임차인 가입 인식↑


3일 오후 남산에서 바라본 용산구 지역의 빌라촌 모습.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건수가 지난해 28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3년 새 전국 곳곳에서 잇따른 전세사기 피해에 세입자들의 전세금 반환 우려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전년에 비하면 소폭 줄어들었지만 3년 전 대비 약 24%, 5년 전 대비 약 84% 증가했다.

29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 동안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신규 가입 가구수는 28만6722건으로 발급액은 67조26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31만4456건·71조2676억원)에 비해선 약 2만8000여건 줄었지만 2~3년 전과 대비하면 여전히 가입 가구수는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HUG가 2013년 9월 출시한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계약 종료 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 전세보증금의 반환을 책임지는 보증상품이다. 출시 직후인 2013년 말 기준 신규 가입 가구수가 451건에 불과했던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2014년 5884건→2015년 3941건→2016년 2만4460건 등의 추이를 보이다가 2019년 15만6095건으로 처음으로 10만건을 넘겼다. 이후 신규 가입 가구수는 2020년 17만9374건→2021년 23만2150건→2022년 23만7797건→2023년 31만4456건→2024년 28만6722건 등 30만건 안팎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가입 가구수가 전년도 대비 소폭 감소한 건 전세 거래량이 줄어드는 등 상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0만9건으로 전년(71만7384건) 대비 16%,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량은 11만2269건으로 전년(12만6865건)과 비교해 12% 감소했다. 아울러 전국 오피스텔 전세 거래량 또한 같은 기간 8만7808건에서 7만9860건으로 9% 줄어들었다.

소폭 감소세를 보였음에도 여전히 30만건을 밑도는 가입건수를 기록한 건 대규모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나타나며 임차인들 사이에서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천 미추홀구, 서울 강서구, 경기 수원시와 화성시, 부산, 대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수백억, 수천억대 사기 피해가 속출하며 전세사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런 가운데 HUG는 최근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율을 12년 만에 조정했다. ‘위험이 클수록 높게, 위험이 적을수록 낮게’를 골자로 하는 이번 보증료율 개편은 전세가율 70% 이하 보증료는 현행보다 최대 20%까지 인하하고, 70% 초과 시 최대 30%를 인상한다. 보증금 구간도 1억원 이하, 1억원 초과~2억원 이하, 2억원 초과~5억원 이하, 5억원 초과~7억원 이하 등 4단계로 나눴다.

오는 3월 31일부터 시행되는 개편안에 대해 지난 2023년부터 급증한 대위변제액(HUG가 집주인 대신 돌려준 전세보증금 액수)에 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평가와 함께 임차인에게 이러한 부담이 일부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HUG 관계자는 “보증료 분납제도 개선, 보증료 할인 대상 확대 등 임차인 부담 완화 방안도 함께 시행되기 때문에 보증료율 개편이 가입 여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많이 형성돼 있어 가입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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