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경상수지 29.4억달러…21개월 연속 흑자에도 폭은 100억달러 격감

한국은행, ‘2025년 1월 국제수지(잠정) 통계’ 발표
1월 경상수지 29.4억弗 흑자, 전월比 94.3억弗↓
승용차 등 비IT 중심 수출 부진…전년比 9.1% ↓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고 승용차 등 비IT품목의 수출 부진이 확대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100억달러 가깝게 감소했다. 사진은 인천 중구 선광남항야적장에 대기중인 차량과 컨테이너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올해 1월 경상수지가 29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1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흑자 폭은 100억달러 가깝게 격감했다. 반도체 수출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고, 승용차와 석유제품 등 비정보통신(IT) 품목의 수출 부진이 커진 탓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 통계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29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23억7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단 점을 감안하면 한 달 사이 흑자 폭이 94억3000만달러나 줄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1억1000만달러가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 컸다. 1월 상품수지는 25억달러 흑자에 그쳤다. 지난달 104억3000만달러와 비교하면 약 80억달러가 감소했다. 지난해 1월(43억6000만달러)과 비교해도 42.7%나 줄었다.

비IT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한 탓이다. 1월 수출은 498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월대비 9.1% 감소했다. 석유제품과 승용차를 중심으로 비IT품목에서 감소 폭이 커졌고, 반도체 등 IT품목도 증가세가 둔화했다.

1월 통관수출 기준으로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9.2% 감소했고, 승용차도 19.2% 줄었다. 기계류·정밀기기(-17.3%), 화공품(-13.2%), 철강제품(-7.6%) 등 품목의 하락세도 거셌다.

반도체 수출의 경우엔 전년동월대비 여전히 7.2%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12월 30.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강도가 확연히 약해졌다.

지역별로 보면 대부분 지역으로의 수출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은 수출 규모가 14.0%나 줄었다. 유럽연합(EU, -11.6%)과 미국(-9.4%) 수출도 부진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12월 한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수출이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지고, 그 직후인 1월엔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엔 설 연휴까지 겹쳐 조업일수가 4일이나 줄었다”며 “반도체의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석유제품, 승용차, 기계류·정밀기기 등의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1월 수입은 47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2% 줄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본재 증가율이 둔화되고, 소비재도 감소하면서 1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1월 20억6000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겨울방학과 설 연휴로 인해 해외여행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을 중심으로 26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고, 이전소득수지는 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계정은 1월 순자산이 37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9억4000달러 감소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12억3000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25억5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2억9000만달러 줄었다.

1월 파생금융상품은 10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기타투자는 자산이 현금 및 예금을 중심으로 15억4000만달러 증가하고 부채는 기타부채를 중심으로 49억7000만달러 늘었다. 준비자산은 45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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