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비상계엄, 78년 역사 검찰청 폐지 불 당겼다…보완수사권 논의만 남았다 [비상계엄1년-검찰개혁]

尹비상계엄·구속취소로 불붙은 검찰개혁…자조속 폐지수순


[연합]


오는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년을 맞는다. 초유의 비상계엄에 대한민국은 대혼돈의 1년을 보내왔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결국 탄핵됐으며, 현재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 또한 마찬가지로 구속 상태로 법정에 서고 있다.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은 대한민국을 대대적인 개혁 국면으로 이끌었다. 사법부와 검찰, 그리고 시민사회의 대개혁이 진행 중이다. 본지는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각 분야의 변화된 모습을 진단한다.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결국 자신의 고향이던 검찰의 몰락을 초래했다. 현재 검찰은 폐지수순에 돌입한 상태다. 1947년 법원으로부터 독립해 출범한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검찰은 비상계엄이 끝난지 이틀 만에 특별수사본부를 꾸리고 곧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을 소환 조사하는 등 발빠르게 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에 있어 검찰을 견제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경찰 국가수사본부 연합에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체포적부심사 기간 제외 등 명확한 구속기한 규정미비를 파고든 윤 전 대통령측의 전략에 윤 전 대통령이 결국 석방되고, 이후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은 심우정 전 총장에 대한 비판이 불거지며 검찰개혁에 거세게 불이 붙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자 내부의 뒤숭숭한 분위기는 배가 됐다. 법을 집행하는 검사였던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고 탄핵심판 대상이 된 데 대한 허탈감과 착잡함 속에 “검찰은 이제 폐족”이란 자조 섞인 말까지 이때 나왔다.

살아 있는 권력에 좌우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던 검찰은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와 다섯 번의 기소로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하며 검찰의 신뢰를 스스로 저버리고 만다.

결국 국민 신뢰를 잃은 검찰은 비상계엄 이후 아홉달만에 나온 ‘검찰청 폐지법’에 속수무책으로 조직이 사라지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해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분리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에는 ‘대장동 사태’까지 겹치면서 검찰 내부가 자중지란에 빠지기도 했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 1심 재판에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하면서 검찰총장대행과 법무부장관 등 ‘윗선이 누구인가’ 진실공방이 벌어졌으며, 검찰의 정치 편향성 논란도 또다시 불거졌다.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항소 포기 결정 과정에 깊이 관여한 박철우 중앙지검장이 취임하면서 내부의 무력감은 여전하다. 그는 첫 출근길에서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피했다.

검찰청 폐지라는 충격적인 현실속에 대장동 사태로 조직에 대한 자존감을 잃은 검사들의 ‘엑소더스(대탈출)’는 이미 시작됐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퇴직한 검사는 161명으로,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해 퇴직자 수 132명을 넘어섰고 정권 교체기였던 2022년 퇴직자 146명보다도 많다. 특히 퇴직자 중 10년 미만 저연차 검사가 52명으로 전체 퇴직자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법조계에서는 “정치검찰이라고 해도 정도껏 해야 할 것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여당은 지난 9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찰청을 폐지하는 큰 틀의 검찰개혁을 완료한 뒤 국무총리실 산하 범정부 태스크포스인 검찰제도개혁추진단을 중심으로 보완수사권 등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로서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보완수사권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정치 수사 등으로 문제가 된 직접수사 기능은 포기하더라도 수사 지연 방지와 공소 유지, 수사기관 간 견제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보완수사권만은 검찰에 남겨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수사권 조정 이후 지연 문제가 커진 상황에서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만 갖게 된다면 사건 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핑퐁’ 현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검사의 수사지휘가 사라지고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경찰에 재차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현행 수사절차로 인해 형사 사건 처리 기간은 2020년 평균 142일에서 지난해 기준 312일로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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