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韓銀 목표치 부합…이달 기준금리 ‘환율’이 변수

석유류 상승폭↓…농축산물도 둔화
널뛰는 환율 탓에 금통위 고심 예고
美 ‘25% 관세’ 협상도 또 다른 변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소폭을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목표치까지 떨어졌다. 한은은 연초 물가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환율 불안정이 잡히지 않으면서 오는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환율이 통화정책 방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3일 오전 본관 16층 회의실에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로 전월(2.3%)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5개월 만에 최소폭이다. 전년 동월 대비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12월 6.1%에서 0%로 떨어지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같은 기간 4.1%에서 2.6%로 둔화한 영향이다.

김 부총재보는 물가 흐름에 대해 “1월 소비자물가와 생활물가 상승률이 각각 2%, 2.2%로 전월 대비 상당폭 낮아졌다”며 “이달 물가도 전자기기 등 일부 품목의 가격 인상 계획 등 상방 요인과 지난해 대비 낮은 유가 수준 등 하방 요인이 엇갈리며 물가목표인 2% 근방의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향후 물가는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만큼 2월 경제전망 시 면밀히 점검해 물가 경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초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으로 전망되면서 26일 올해 두 번째 한은 금통위에서도 지난달에 이어 환율 수준에 초점을 맞춰 기준금리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통위는 고환율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환율이 안정되나 싶었는데 다시 오르고 있다”며 “이달 금통위에서도 환율이 가장 큰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 기준 지난 20일 1478.1원으로 지난달 고점을 찍은 뒤 이재명 대통령의 구두개입성 발언 다음날 1471.3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25% 상향’을 언급하며 환율이 튀었던 하루를 제외하고는 계속 내려갔다.

하지만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환율은 다시 3거래일 연속 오르며 1464.3원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세와 ‘매파적 비둘기파’로 통하는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지명에 따른 ‘강달러’ 기대 심리가 영향을 끼쳤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12.3원 내린 1452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소폭 떨어져 1450원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1400원 중후반 수준의 환율이 이어진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를 낮추면 고환율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를 더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다. 환율 안정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높일 가능성도 작다.

다만 최근 미국과 다시 불거진 관세 문제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 미국의 관세 25%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4%포인트가량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통위는 지난달 금리동결 배경 중 하나로 올해 경제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점을 제시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인 1.8%로 전망했는데,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면서 이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달성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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