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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활강 종목 금메달이자 대회 첫 금메달을 차지한 폰 알멘이 시상대에서 포효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여름에는 건설 현장에서 망치를 들고 겨울에는 설원을 가르던 스키를 타다 올림픽 무대에서 세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있다. 스위스의 프란요 폰 알멘(24)이 동화 같은 질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의 주인공이 됐다.
폰 알멘은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보르미오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남자 슈퍼대회전에서 1분25초32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앞서 활강과 팀 복합에서 정상에 오른 그는 이번 우승으로 대회 첫 3관왕에 등극했다. 활강 금메달로 이번 올림픽 1호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팀 복합 우승으로 첫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슈퍼대회전까지 석권하며 완벽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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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알멘이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보르미오 스텔비오 스키 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남자 슈퍼대회전 경기를 치르는 모습. [게티이미지] |
은메달은 1분25초45을 기록한 미국의 라이언 코크런시글, 동메달은 1분25초60를 기록한 스위스의 마르코 오데르마트가 차지했다. 불과 0.13초 차의 접전이었지만 가장 빠른 라인을 그린 이는 폰 알멘이었다. 그는 단일 올림픽에서 남자 선수가 활강과 슈퍼대회전을 동시에 제패한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폰 알멘의 이력은 더 극적이다. 17세에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잃은 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출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했고 명문 스키 트레이닝 코스를 밟지 못한 채 목수 견습 과정을 거쳤다.
정식 목수 자격을 취득한 그는 여름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그 과정에서 다진 체력은 설원 위 폭발적인 주행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붙은 별명이 ‘눈 위의 조각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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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팀 복합에서 금메달을 따며 2관왕에 오른 폰 알멘. [게티이미지] |
2022년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 3개를 따내며 잠재력을 입증한 그는 이후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과 세계선수권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였다. 그리고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3관왕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활강 우승 직후 그는 “영화 같다. 비현실적이다. 어떤 의미인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서는 “그 장은 끝났다. 지금과 앞으로에 집중하고 싶다”고 담담히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