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모친 집, 전세 끼고 샀다…‘가족 갭투자’로 22억 차익 거둔 한은총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4일 서울 중구 한화금융플라자에 차려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모친이 소유하던 서울 강남 아파트를 지난 2014년 ‘갭투자’(전세 낀 매매)로 사들여 11년 만에 약 22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현송 후보자는 지난 2014년 7월 모친 A씨로부터 6억8000만원에 서울 강남구 논현동 동현아파트(84.92㎡)를 매수했다.

실거주자였던 A씨는 매도와 함께 전세보증금으로 3억5000만원을 내고 신 후보자 집 임차인으로 살았다.

A씨는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거주하다 2003년 5월 이 집을 매수해 살고 11년 만에 아들에게 넘겨줬다.

신 후보자는 당시 해외 체류 중이었고, A씨에게 실제 지불한 금액은 매매가에서 전세보증금을 뺀 3억3000만원이었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9월 전세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보증금을 동결했다. 당시 주변 전세가는 8억원 수준이었다.

또한 전세 계약 종료 무렵 같은 아파트 실거래가는 28억6000만원이었다. 가족 간 갭투자를 활용해 11년 만에 22억원 가량 자산을 불렸다.

전세 계약이 종료되고 보증금 3억5000만원은 A씨에게 반환됐으나, A씨는 현재 이 아파트에 여전히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상 거주’의 경우 사실상 증여에 해당, 증여세 납부 대상이 되며, A씨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신 후보자 재산 신고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모순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 후보자 측은 이와 관련해 “어머니가 예금과 이자소득 등으로만 생활하고 있어 자식 된 도리로 본인이 소유한 아파트에 우선 거주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향후 국내 세무 대리인을 선임해 전세 계약 종료 후 무상 거주의 증여성 여부 및 납세 절차 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신 후보자는 갭투자로 보유한 강남 아파트 외에 종로구 고급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다. 배우자·장녀 명의 미국 일리노이의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3주택자다.

종로구 오피스텔은 지난달 10일 매물로 내놓았다. BIS 퇴직을 앞두고 한국 방문이 잦아질 것을 대비해 사무실 겸 체류 용도로 구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소재 아파트는 지난 2018년 38만달러에 구매했으며 지난 8일 매물로 내놓았다. 51만4000달러에 처분할 계획이다. 장녀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MBA 재학 중 거주할 곳을 마련하기 위해 산 집이었다.

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답변에서 외화자산 처분 계획을 밝히며 부동산 등 다른 해외자산도 순차적으로 매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족 보유 해외 자산 등 상장지수펀드(ETF), 영국 국채 등 총 18억9000만원어치는 이미 매도했다.

신 후보자는 과거 한국 부동산 시장 전세제도와 관련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2013년 2월 발표한 논문에서 “한국에서 주택은 자본의 상당한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으로, 전세는 주택 구입 초기 비용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며 전세 제도는 “금융 시스템이 아직 성숙하지 못한 개발도상국에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례”라고 판단했다.

신 후보자는 오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과거 학력과 병역 이력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재산 형성과 통화정책 인식 등도 함께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총 82억여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강남 아파트와 종로 오피스텔 외에 해외 부동산, 금융 자산 규모는 재산의 절반이 넘는 약 45억원 가량이다. 미국·유럽 금융기관에 예치된 달러, 파운드, 유로 등 외화 예금과 영국 국채 투자 등이 포함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