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채용, M&A도 “노조 공동의결”…삼성바이오 노조의 도넘은 요구 [삼성 파업 리스크]

채용·인사·M&A의결권 등 명문화 요구
과도한 경영권 개입…협상난항 장기화
사측, 정상조업 방해 조합원 형사 고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동조합의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파업 과정에서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까지 발생하며 노사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6일부터 노조가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사측은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고발이라는 강경책으로 응수하며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 대처를 선언했다.

노사는 이날 대표교섭위원 간 1대1 미팅을 시작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탐색전에 나서지만, 노조가 경영권 전반에 대한 의결권을 요구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일, 파업 기간 중 품질(Quality) 담당자가 아님에도 생산 현장에 출입해 공정을 감시하고 조업을 방해한 노조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 했다. 해당 노조원은 업무 권한 없이 타 부서의 공정 구역에 진입해 임의로 감시 활동을 벌이며 정상적인 조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사는 이를 단순한 쟁의 활동을 넘어선 직무 범위 일탈이자, 경영권 및 시설 관리권을 침해한 중대 위법 행위로 판단했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제조 현장은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및 표준작업지침서(SOP)에 따라 모든 활동이 엄격히 통제되어야 한다. 비인가 인원의 임의 활동은 미세한 오염만으로도 배치(Batch) 전체를 폐기해야 하는 바이오 공정의 안전 관리 체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다.

회사는 이번 고발을 시작으로 생산 현장 내 불법행위에 대해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고, 사내 징계 및 손해배상 청구 등 엄중한 사후 조치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불법행위 발생으로 갈등이 심화된 가운데, 노조의 과도한 요구까지 겹치며 협상 교착도 장기화되고 있다. 노조는 성과 배분과 채용, 인력 배치 등 핵심 인사 사안에 대해 노조와의 공동 의결을 거치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는 조항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인재 영입과 적재적소의 인력 배치를 노조가 사실상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경영진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완전히 무력화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노조는 회사의 분할·합병·양도·업종 전환 및 외주화 결정 시에도 노조와 공동의 고용안정위원회 심의·의결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가 핵심인 바이오 산업에서 노조가 경영 의사결정의 ‘거부권(Veto)’을 가질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적기 투자가 불가능해져 결국 기업 경쟁력 고사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임금 요구안 역시 경영 환경을 도외시한 ‘무리수’라는 비판이 거세다. 노조는 기본급 14.3% 인상에 전 직원 350만원의 정액 인상을 더한 안을 고수 중이다.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은 신입 사원 초봉을 기준으로 할 경우 실질 인상률은 21.3%에 달해, 사측 제시안(6.2%)을 세 배 이상 상회한다. 노조는 여기에 1인당 3000만원의 타결금과 영업이익 20% 성과급까지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어진 파업으로 항암제 등 23배치의 생산이 중단됐으며, 사측이 파악한 손실액은 약 1500억원에 달한다. 노조는 닷새간의 전면 파업을 종료하고 이날부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안전 수칙 등을 과도하게 준수해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24시간 공정 관리가 필수적인 바이오 생산 라인에는 전면 파업 이상의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노사는 이날 대표교섭위원 간 미팅에 이어 오는 8일 노사정 간담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노조가 경영권 침해와 무리한 임금 요구라는 투 트랙 강공을 고수하고 사측이 엄정 대처를 선언하면서,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30일과 지난 4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중재로 열린 노사정 간담회는 노조의 강경한 입장 차로 소득 없이 종료된 바 있다. 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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