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저임금 더 오르면 못 버틴다”…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 1년 새 15% 급증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 18.4%↑
최저임금 심의 시작 속 영세업종 부담 커져
반도체發 경기확장에도 골목상권 체감경기 냉각


서울 시내 한 약국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반도체 초호황에 성장률 전망치는 높아지고 있지만 자영업 경기는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가 시작된 가운데 폐업에 대비해 고용보험에 가입하거나 실업급여를 받는 자영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자영업자 실업급여 수급자는 179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553명)보다 241명(15.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은 43억6300만원에서 51억9800만원으로 8억3500만원(19.1%) 늘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자는 5만6097명에서 6만6422명으로 1만325명(18.4%) 늘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증가율이 실업급여 수급 증가율보다 더 높다는 점은 정부의 보험료 지원 확대 영향도 있지만, 경기 불확실성과 폐업 위험에 대비하려는 ‘안전판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자영업자 고용보험은 보험료 부담과 까다로운 수급 요건 등으로 가입률이 높지 않은 제도로 평가된다. 실제 자영업자 실업급여는 50인 미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고용보험에 1년 이상 가입한 뒤 비자발적으로 폐업했을 경우 지급된다.

이 같은 흐름은 경기 불확실성과 폐업 우려가 자영업 현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도 본격 시작됐다.

노동계는 전날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최근 5년간 실질경제성장률은 12%대인데 실질 임금인상률은 2%대이고, 실질 최저임금 인상률은 0.1% 수준에 그쳤다”며 경제성장률을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실제 최근 거시경제 지표는 경기 회복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4월 경기선행지수(CLI)는 102.50으로 2021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5%로 상향 조정했고, JP모건은 3.0%까지 전망치를 높였다.

다만 이 같은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산업에 집중되면서 자영업자와 내수 업종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냉랭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계가 업종별 구분적용을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날 경영계는 “한국 최저임금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2000원을 넘는다”며 “지금처럼 최저 수준이 높아진 상황에서는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취약 업종이라도 구분 적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양재역 한 상점에 폐업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현재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은 22.9%로 콜롬비아(45.8%), 멕시코(30.8%), 그리스(30.7%), 튀르키예(28.8%), 코스타리카(25.8%), 칠레(23.8%)에 이어 일곱 번째로 높다. 일본(9.2%, 28위)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 와중에 지난해 폐업 신고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사상 처음 100만명을 넘었다.

이 탓에 정부 역시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은 전날 일반용 전력(갑)Ⅱ 이용 자영업자들에게 오는 6월부터 11월까지 더 유리한 요금제를 자동 적용하는 방식으로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주로 저녁 시간대 영업 비중이 큰 음식점·숙박업 등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 완화가 목적이다.

한 노동시장 전문가는 “지표상 경기 회복과 실제 자영업 체감경기 사이 괴리가 커지고 있다”며 “최저임금 논의에서도 단순 인상률 공방을 넘어 영세사업자의 지속 가능성과 노동자 생계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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