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우라늄 못 내보낸다”…美와 핵협상 핵심 쟁점 다시 부상

美는 60% 고농축우라늄 폐기·이전 요구
이란 고위 관계자 “제3국 이전 의사 없어” 선긋기


미국 성조기와 이란 국기.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과 이란의 휴전 연장 및 핵협상 재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란이 핵심 쟁점인 농축우라늄 해외 이전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미국은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우라늄을 폐기하거나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29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에브라힘 아지지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장은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은 농축우라늄을 제3국으로 이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아지지 위원장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막판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나왔다. 양측은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본격 협상에 들어가는 내용의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MOU 초안에는 양국이 60일의 유예 기간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정상화하는 동시에 핵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 지역 긴장이 커질 때마다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불안 요인으로 거론돼 왔다.

문제는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식이다. 고농축우라늄은 핵무기 제조 가능성과 직결되는 민감한 물질로, 미국은 이란 내 보유분을 제거하거나 국제 감시 아래 제3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요구해 왔다.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농축 권리와 보유분 통제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따르면 이란은 앞서 60% 농축우라늄 약 440㎏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60% 농축우라늄은 핵무기급으로 분류되는 90% 농축우라늄에는 못 미치지만, 추가 농축을 거치면 무기화 가능성이 커지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이란과의 협상 문제를 놓고 약 2시간 회의를 했지만, 최종 결정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의 고농축우라늄 보유분을 이란 내부에서 처리하거나 제3국으로 옮겨 처리하는 방안도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이란이 핵개발 재개에 활용할 수 있는 물질을 협상 초기부터 묶어두는 것이다. 반대로 이란 입장에서는 농축우라늄을 해외로 넘길 경우 핵협상에서 가장 강한 지렛대를 잃게 된다. 이란 고위 관계자의 이번 발언은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농축우라늄 보유 문제에서는 양보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휴전 연장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논의가 진전되더라도, 고농축우라늄 처리 방식은 향후 미국·이란 협상의 최대 난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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