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등급 교량·고가 27개…“안전문제 없지만 보수 필요”

市 7월까지 두달간 긴급 안전점검 실시
C등급 ‘보통’ 수준…사용에는 지장 없어
전문가 “점검 후 하자 발견땐 즉시 보수”


지난 달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현장에서 잔여 구조물 철거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시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구조물 무너짐 사고와 관련, 고가·교량 중 안전등급 C등급을 받은 27개소에 대한 긴급안전점검을 다음달까지 2개월간 실시하기로 했다. 시민 불안 해소 차원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실제 2023년 4월 역시 붕괴 사고로 1명의 사망자와 1명이 부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정자교도 2년 전 2021년 정밀안전점검에서 C등급을 받았다.

2일 헤럴드경재 취재에 따르면 C등급인 고가·교량의 경우 일부 보수가 필요한 ‘보통’ 수준이고,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실제 정자교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사고 이후인 2023년 12월 결국 서소문 고가차도와 같은 D등급을 받았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전 건국대 건축대학장)은 “시설물은 A(매우 양호), B(양호), C(보통), D(미흡 또는 보수·보강 필요), E(즉시 철거) 등급으로 나뉜다”며 “이 중 이번에 무너진 서소문 고가차도가 D등급이었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국내 건설안전 분야 권위자 중 한 명이다.

이어 “이번에 긴급안전점검을 하는 C등급은 약간의 보수가 필요한 상태로 안전상 문제는 없는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점검 결과 시설물에 물리적·기능적 결함이 확인될 경우 추가로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해 보수·보강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안 교수는 “보수는 구멍 메꾸기, 방수 처리 등 간단한 작업인 반면 보강은 철근 교체 등 기본 구조에 손을 대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말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도 “C등급은 부재 등에 경미한 결함이 있는 상태”라며 “사용에는 문제가 없지만 적절한 보수는 필요한 상태”라고 했다. C등급을 받은 정자교에 대해서는 “정자교 교량보다 보도 쪽에 무너짐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며 “C등급도 불안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달 27일부터 안전진단전문기관, 외부전문가와 합동으로 C등급 27개소 시설에 대한 1차 점검)을 실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사고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서울시장 권한대행 지시에 따라 1차로 긴급안전점검과 정밀안전점검을 실시 중”이라며 “점검 결과 보수 또는 보강이 필요한 경우 즉시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우리는 성수대교·삼풍백화점 붕괴 이후 안전·유지관리에 대한 특별법에 따라 정기적으로 모든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며 “다만 노후화된 시설이 많아 보수 및 보강이 필요한 시설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지만 형식적인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다음달까지 2개월간 시 발주 공공공사장 984개소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위험요인 관리와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계획서가 현장에서 실제 이행되고 있는지 중점 확인하고 민간공사장은 해체·굴토 공사 등이 진행 중인 곳을 집중점검한다.

점검 대상은 ▷시 발주 공공공사장 114개소 ▷해체·굴토 등 위험공정이 진행 중인 민간공사장 338개소 ▷우기에 지반침하 우려가 있는 굴착공사장 32개소 ▷50억 미만 안전관리자 미선임 소규모 공사장 500개소 등이다.

이번 점검은 도시기반시설본부, 건설기술정책관, 재난안전실 등 관련 부서 공무원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점검으로 추진된다. 점검 시 점검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현장 출입 전 공사 현황과 위험작업 진행 여부를 확인하고, 현장 안전관리자 등 관계자 입회하에 점검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점검에서 확인된 지적 사항을 관련 자치구, 발주부서 등에 통보해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산업안전보건 관련 사항은 관계 기관과 공유해 신속한 후속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안 교수는 “이번 사고도 12시간 전에 이상징후가 포착된 만큼 도로 통제 등 미리 안전장치를 확보하고 안전점검을 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로 보인다”며 “이번 특별안전점검과 함께 보다 촘촘한 안전 대책으로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6개월에 1번 정기안전점검, 5년에 1번 긴급안전점검 때 형식적으로 그치지 말고, 하자가 발견되면 즉시 보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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