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유가 부담 가중…오징어 어획량 급감
1마리 8264원…대형마트에는 냉동 오징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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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찾은 서울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경매장에 오징어 3~4박스가 쌓여있다. 이날 채낚시 방식으로 잡힌 오징어가 소량만 들어오며 경매에 오르지 못했다. 박연수 기자 |
[헤럴드경제=박연수 기자] “오징어 없는데요? 안 들어왔습니다.”
지난 1일 오후 10시30분께 찾은 서울 송파구 서울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 오후 11시에 시작되는 경매를 앞두고 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갈치와 고등어, 병어 등이 담긴 스티로폼 상자들이 경매장을 가득 메웠다. 금어기가 풀린 오징어는 보이지 않았다. 한 중도매업자 정모(58) 씨가 오징어를 찾는 기자를 경매장 구석으로 데려갔다. 구석에 쌓인 오징어는 고작 3~4상자뿐이었다.
그는 “오늘 몇 박스 들어왔는데 수량이 너무 적어 이미 다 빠졌다”며 “경매를 진행할 정도의 물량조차 안 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경매에 오징어는 올라오지 않았다. 이어 “금어기 해제 직후라 채낚시 방식으로 잡힌 물량만 들어오는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채낚시 조업은 그물을 사용하지 않고 여러 개의 낚싯바늘을 연결해 오징어를 잡는 방식이다.
3일 경매부터는 강릉·묵호 등 동해안에서 정치망(어망) 방식으로 잡힌 오징어가 반입되기 시작했다. 도매시장의 한 오징어 경매사는 “어망 조업 허가 후 첫 물량인 1300상자가 들어와 4만~4만8000원 사이 거래됐다”면서 “그래도 작년보다 물량이 적다”고 했다. 특히 “앞으로도 계속 수온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전망 역시 밝지 않다”고 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밥상의 대표 반찬이었던 오징어는 이제 ‘금징어’로 불릴 만큼 귀한 몸이 됐다.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조업 감소가 겹치면서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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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은 2017년 처음 10만톤 아래로 떨어진 이후 감소세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2년 3만6578톤, 2023년 2만3375톤, 2024년 1만3568톤까지 줄었다. 지난해 3만1006톤으로 잠시 반등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부진하다. 실제 지난 5월 오징어 어획량은 11톤으로 지난해 동월 77톤 대비 85% 줄었다. 평년과 비교하면 93% 감소했다. 가락시장 도매 거래량도 2020년 48만 상자에서 지난해 18만 상자로 62.5% 줄었다.
바다 수온 상승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5월 31일부터 6월 6일까지 동해 연안 수온은 17도로 지난해보다 약 3도 높을 것으로 분석됐다. 남해와 서해도 전년보다 각각 1.7도·1.2도 높다.
중동발 유가 상승도 악재다.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3월 200ℓ당 17만5940원에서 4월 27만6180원으로 한 달 새 57% 뛰었다. 경매장 관계자 양모(67) 씨는 “기름값이 올라 조업을 나가도 남는 게 없다”며 “어선들이 출어를 줄이면서 오징어 물량이 영향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량 감소는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해 8월 4419원이던 오징어(대) 1마리 소매가격은 올해 3월 8264원까지 치솟았다. 연도별 평균 가격도 2024년 6928원, 2025년 7104원, 올해 7932원으로 꾸준한 오름세다.
대형마트에서도 생물 오징어를 구하기는 어렵다. 5월 기준 생물 오징어 입점가는 전년 대비 10~20% 올랐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산 생물 오징어는 5월 중순부터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냉동 오징어는 아르헨티나산 비중이 높다”며 “금어기 해제 이후 국내산 물량이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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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6일 서울 한 대형마트에는 냉동 오징어만 판매되고 있었다. 박연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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