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발 보험사기 9조 추산…AI 위변조에 검증 ‘구멍’
본지 ‘AI 보험사기’ 잇단 지적에 당국 대책 마련 착수
오래 막힌 공·민영 보험 데이터 교차검증이 키 역할
9월 대책 마련, 10월부터 법령 개정·플랫폼 고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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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4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미적발분까지 합하면 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공지능(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생성형 AI를 활용한 보험사기 대응에 나섰다. 오랫동안 막혀 있던 공·민영 보험 간 데이터 교차검증 체계 구축이 이번 TF의 핵심 과제로 올랐다.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인공지능(AI)으로 위조한 진단서를 보험사조차 가려내지 못하고, 공보험과 민영보험은 서로의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지적에 정부가 칸막이를 허물고 AI로 AI에 맞서기 위한 범정부 대응 체계 구축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위원회는 4일 김진홍 금융위 금융산업국장 주재로 ‘보험조사협의회’를 열고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 태스크포스(TF)’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 보험조사협의회는 보험업법 제163조에 근거해 정부와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경찰청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 보험개발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생·손보협회 등이 참여했다.
이번 TF 구성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는 보험사기 피해가 있다.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1조1571억원으로 4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고, 적발되지 않은 사기까지 고려하면 약 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보험연구원이 추산한 2023년 규모(8조2000억원)에 최근 2년간 적발액 증가율을 반영한 수치다. 분야별로는 실손·건강보험 등이 포함된 장기손해보험이 44.7%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보험(22.4%), 생명보험(21.8%), 일반손해보험(11.2%)이 뒤를 이었다. 보험금 누수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그 부담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문제는 사기 수법이 AI라는 새 무기를 장착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위변조 과정에서 남는 폰트·자간 변화 등 물리적 단서로 적발할 수 있었지만, 생성형 AI는 이미지 픽셀 자체를 새로 만들어내 기존 단서가 사라진다. 위조 파일을 출력해 다시 사진을 찍어 청구 앱에 올리면 현재 기술로는 조작 여부를 가려낼 방법이 사실상 없다. 보험업계에서는 AI를 활용한 서류 위변조가 사실상 완전범죄 수준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지난해 7월부터 부산의 20대가 실제 발급받은 입·통원 확인서를 생성형 AI에 올려 입원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11개 보험사에서 1억5000만원을 가로챘다가 징역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진단서를 위변조하고, 실제 병원에 내원한 사실이 없음에도 치료를 받은 것처럼 진료비 계산서를 위변조하는 사례도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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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위·변조 사례 예시. [금융감독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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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는 일찌감치 예고됐다. AI 위변조 보험사기는 규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데, 가장 큰 벽으로 꼽혀온 것은 의료기관 정보 접근이 원천 차단돼 있다는 점이다. 현행 의료법상 정보 주체 동의 없이는 진료 기록을 제삼자에게 넘길 수 없어, 혐의가 의심되는 병원이 특정돼도 보험사나 금감원의 자료 요청은 위법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해 왔다. 건보공단·심평원의 진료 데이터와 보험사 청구 서류를 맞춰보면 위변조를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지만, 그 길이 막혀 있었던 셈이다. ▶본지 4월 6일자 1면 〈AI로 만든 가짜 진단서, 보험사도 구별 못 한다 [사기공화국의 민낯]〉 기사 참조
칸막이는 민간에도 있다. 현재도 신용정보원(신정원), 보험개발원, 개별 보험사가 각자 AI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지만 서로 분절돼 있어 실시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 공보험 데이터와의 교차검증은 의료법에 막혀 있고, 민간끼리도 정보가 따로 노는 이중의 벽에 갇혀 있는 셈이다.
TF는 이 같은 한계를 넘기 위해 ▷법·제도 분과 ▷데이터 분과 ▷인프라 분과 등 3개 분과로 운영된다. 핵심은 공모자 등 보험사기 혐의 정보를 집중·공유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AI를 활용한 사기 패턴 분석과 위험지수를 개발하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막혀 있던 공·민영 데이터 협력을 정조준했다. 진료정보 집중이 어려운 경우 원본 대조 등 정보 조회체계를 활성화하고, 보험사기방지법상 공·민영 보험당국 간 자료요청권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데이터 분과의 논의 과제로 명시했다.
이를 통해 신정원의 ‘AI 기반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전 보험권 보험사기 방지 통합 인프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새 플랫폼을 따로 만들기보다 신정원이 운영 중인 기존 플랫폼을 고도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보를 집중·공유·활용하기 위한 법적 근거와 필요한 정보 항목, 공유 방식 등을 TF에서 폭넓게 들여다본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일반 소비자가 아니라 보험사가 조회·활용하는 구조로, 개인정보 보호 등 선량한 보험계약자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게 하는 것도 추진 방향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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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앞으로 3개월간 TF를 운영해 오는 9월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 구축방안’을 마련하고, 10월부터 법령 개정과 플랫폼 고도화 등 후속 조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국장은 “AI 기반 보험사기 방지체계를 차질 없이 구축하면 ‘사전 예방-실시간 탐지-사후 조치’ 등 전방위로 보험사기를 줄여 보험산업 신뢰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보험료 하락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로 그 편익을 국민에게 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