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러 극동 113㎞ 연결 초대형 구상
머스크에도 제안했던 프로젝트…트럼프 “흥미로운 생각”
우크라 종전 협상 속 미러 관계 개선 신호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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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모습. 미국과 러시아가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조약이 오는 5일(현지시간) 만료를 앞두면서, 핵 군비 경쟁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EPA] |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과 러시아를 잇는 베링해협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러시아 측이 양국이 터널 설계를 위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수십 년 동안 공상에 가까운 구상으로 여겨졌던 초대형 인프라 사업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매체 즈베즈다는 4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해외투자·경제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최고경영자(CEO)가 “터널과 관련해 내일 소식이 있다”며 “터널 설계 작업을 계속하기 위한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 사업이 미국과 러시아 간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링해협 해저터널은 러시아 극동 추코트카와 미국 알래스카를 연결하는 구상이다. 드미트리예프 특사에 따르면 길이는 약 70마일(113㎞)에 달한다.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아시아와 북미 대륙을 육상 교통망으로 직접 연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 가운데 하나가 된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지난해 10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도 해당 프로젝트를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엑스(X)를 통해 “푸틴-트럼프 터널로 미국과 러시아, 미주와 아프로유라시아를 연결하는 것을 상상해보라”고 적었다.
또 “푸틴-트럼프 터널은 8년 안에 완공될 수 있다”며 머스크가 소유한 터널 건설기업 더보링컴퍼니(TBC)의 참여 가능성도 거론했다.
당시만 해도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최근 미러 관계 변화와 맞물리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번 발표 시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국제경제포럼(SPIEF)이 열리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로드니 밈스 쿡 주니어 미국 예술위원장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도 참석하고 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날 포럼 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윗코프,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최근 통화했다고 공개했다.
두 사람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단순한 인프라 사업을 넘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맞물린 미러 관계 개선의 상징적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과거 이 구상에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지난해 10월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했을 당시 기자가 베링해협 터널 구상에 대한 입장을 묻자 “흥미로운 생각”이라며 “생각해봐야겠다”고 답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의견을 묻자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베링해협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수십 도까지 떨어지는 극한 지역이다. 영구동토층과 해빙, 강풍 등 까다로운 자연환경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건설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천문학적 비용도 걸림돌이다. 과거 관련 연구에서는 수백억달러에서 1000억달러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 바 있다.
그럼에도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베링해협 터널을 유라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세기의 프로젝트’로 홍보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