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이해·화면인식 기반 작업 수행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제미나이와 기능 겹쳐, 부정 평가도
![]() |
|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6)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AFP] |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퇴임 전 마지막 세계개발자회의(WWDC) 무대에서 마침내 더 똑똑해진 시리(Siri)를 꺼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경쟁의 반격 카드로 새 음성비서 ‘시리 AI’를 공개했다. 사용자의 메시지와 이메일, 사진 속 개인 맥락을 이해하고 화면에 표시된 콘텐츠를 바탕으로 앱 전반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리 출시 이후 최대 개편으로, 애플 생태계 전반에 AI 기능을 본격 이식하겠다는 구상이다.
애플이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플파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26)에서 새 음성비서 ‘시리 AI’를 공개했다.
새 시리 AI는 기존 시리의 지능과 대화 능력, 앱 실행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메시지와 이메일, 사진 속 개인 맥락을 파악하고 화면에 표시된 콘텐츠를 인식해 앱을 넘나드는 작업을 수행한다. 웹 기반 최신 정보 검색도 지원한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한층 스마트하고 해박하고 강력해진 시리 AI를 도입하게 됐다”며 “사용자가 앱 전반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자연스럽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새 시리 AI는 iOS 27, iPadOS 27, macOS 27 등 애플 기기 전반을 아우르는 주요 운영체제에 적용된다. 다만 유럽연합(EU)에서는 디지털시장법(DMA) 문제로 iOS 27·iPadOS 27용 시리 AI 출시가 초기 제외됐다.
전용 시리 앱도 추가된다. 사용자는 이전 대화를 다시 확인하거나 새 대화를 시작할 수 있고, 대화 내역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애플 기기 전반에 비공개로 동기화된다. 애플은 시리 AI가 온디바이스 모델과 비공개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작동해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 |
| ‘시리 AI’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도 주요 앱으로 확장된다. 사진 앱의 이미지 편집, 사파리의 탭 기반 웹 탐색,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의 이미지 생성, 메시지·메일의 맞춤형 글쓰기 기능 등이 포함된다.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됐다. 부모는 자녀 계정 설정 단계에서 연령대에 맞는 보호 기능을 적용하고, 앱 사용 시간과 연락처, 유해 콘텐츠 노출 여부를 관리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앱 실행 속도와 사진 로딩, 에어드롭 전송, 와이파이·셀룰러 전환 안정성 등이 개선됐다.
이번 업데이트는 2011년 시리 출시 이후 최대 개편이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애플이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마지막 WWDC 무대에서 내놓은 승부수라는 점에서도 이목이 집중됐다.
애플은 그동안 스마트폰 AI 경쟁에서 삼성전자보다 한발 늦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AI를 앞세워 실시간 통역, 서클 투 서치, 사진 편집 등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먼저 확산시킨 반면, 애플 인텔리전스는 출시 지연과 제한적인 지원 범위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쿡 CEO는 이번 개편과 관련해 “애플은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삼아왔다”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진심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다만 시장의 평가는 신중했다. 애플이 시리 AI를 통해 개인 맥락 이해와 화면 인식, 앱 간 작업 수행 기능을 내세웠지만, 외신들은 상당수 기능이 안드로이드 제미나이 등 경쟁 서비스와 겹친다고 평가했다. 개인정보 보호와 폐쇄적 생태계를 중시하는 애플의 신중한 접근이 AI 확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WWDC26 기조연설 이후 애플 주가는 1.89% 하락 마감했다.
한편 이날은 쿡 CEO의 15번째이자 마지막 WWDC였다.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기 위해 행사장에는 많은 인파가 모였고, 객석 곳곳에서 아이폰을 들어 쿡 CEO를 촬영하는 모습이 이어지기도 했다.
쿡 CEO도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기조연설을 시작하기 전 “땡큐”를 여러 차례 반복하며 손을 흔들었고, 가슴을 두드리거나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쿡 CEO는 오는 9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 역할을 맡는다. 쿡 CEO의 후임으로는 존 터너스 애플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이 내정됐다.
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