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송도 세브란스병원 준공… 또 멈춰 선 ‘20년 희망고문’

두 차례 시공사 입찰 유찰에 지상층 착공 제동
연세대 늑장 대응 논란 확산
2006년 협약 후 반복된 지연, 7000억 넘은 사업비 폭증
정일영 의원 “인천시·연세대 책임 있는 결단 필요”

공사가 중단된 인천 송도 세브란스병원 공사 현장.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 사업이 또다시 중대한 암초를 만났다.

지상층 건축 공사를 맡을 시공사 선정이 두 차례 연속 유찰되면서 착공 일정에 제동이 걸림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준공 시점마저 불투명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기다려 온 인천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송도세브란스 병원 건립 사업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송도의 미래 의료 인프라를 책임질 핵심 시설이지만, 연세대학교의 늦장 대응과 안일한 사업 관리가 반복되면서 또다시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정일영 의원은 17일 최근 송도 세브란스병원 지상층 건축 시공사 입찰이 연이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연세대학교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방치가 낳은 결과”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송도 주민과 인천 시민의 생명권·건강권과 직결된 필수 의료 기반 시설”이라며 “연세대는 지금이라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사업 정상화에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800병상 대형병원, 20년 기다림 다시 멈춰 서나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인근 약 8만5800㎡ 부지에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건립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 2006년 협약 체결 이후 장기간 표류했고 우여곡절 끝에 2022년 첫 삽을 떴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공정은 토목 및 지하 골조 수준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본격적인 병원 건립의 핵심 단계인 지상층 공사가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2월과 4월 진행된 두 차례 지상층 건축 시공사 입찰에는 단 한 곳만 참여해 모두 유찰됐다.

연세대가 지난 6월 3차 입찰을 진행하고 평가 절차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이미 공사 일정에는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지연될수록 커지는 비용 폭탄… 피해는 시민 몫

사업 지연의 가장 큰 문제는 시간만 잃는 것이 아니라 막대한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초 약 40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됐던 사업비는 장기간 지연되는 동안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700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연세대의 늦은 판단과 미흡한 사업 관리가 사업비 증가라는 부담으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사회가 떠안게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송도 주민들은 이미 수차례 반복된 지연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의 핵심 도시를 표방하는 송도에 대형 의료시설 하나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현실은 도시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연세대·인천시 책임론 확산

정일영 의원은 “2006년부터 이어진 기약 없는 희망고문으로 연세대에 대한 송도와 인천 시민들의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며 “더 이상 지연이 반복된다면 국회 차원에서 사업 진행 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 추진 과정에서 관리·감독 역할을 해야 할 인천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인천시는 송도 세브란스병원을 지역 의료 수준을 끌어올릴 핵심 사업으로 강조해 왔지만, 장기간 이어진 지연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중재와 해결책 마련에 나서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송도 세브란스병원은 이제 단순한 민간 개발사업이 아니다. 인천 시민이 20년 동안 기다려 온 공공적 성격의 의료 인프라다.

착공 지연과 준공 불확실성이 반복되는 지금, 연세대와 인천시가 또다시 시간을 끌 것인지, 아니면 시민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결단에 나설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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