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터 나토 사무총장 방미…트럼프와 동맹 갈등 조율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 참여 등 유럽 협력 강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4월 미국 워싱턴DC에 서 로널드레이건재단 주최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윤성현 기자]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내달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을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사전 조율을 통해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고조된 긴장을 완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나토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그는 오는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동 정세와 대서양 동맹 협력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는 내달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연례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뤄지는 것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동맹국 사이에서 방위비 분담과 중동 대응을 둘러싼 갈등이 커진 만큼, 뤼터 사무총장이 정상회의 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만나 이견 조율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회동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회복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황에서, 전후 중동 질서 재편과 해상 교통로 안정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당수 유럽 동맹국들이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작전에 참여하기로 한 점을 설명할 것으로 관측된다. 유럽이 미국의 중동 안정화 구상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다.

그는 지난주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 회의 전 기자회견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이 회복된다면 엄청난 진전이 될 것”이라며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계획에 많은 동맹국들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럽 동맹국들이 안보에서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왔다. 이란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 대한 불만은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유럽 국가들이 이란 작전에 동원되는 미군 자산의 자국 기지 사용을 허용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도움이 필요할 때 동맹이 외면했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나토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미국의 이란전 대응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도 갈등을 키웠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주둔 미군 규모 축소 방침으로 맞대응하며 대서양 양안 갈등은 한층 악화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하면서 내달 앙카라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가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 간 정면충돌로 번질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방위비, 중동 대응, 유럽 안보 공백 등을 둘러싼 갈등이 누적된 만큼 뤼터 사무총장으로서는 정상회의 전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방미 기간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의회 인사들도 만날 예정이다.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최하는 토론회에도 참석한다.

또 내달 나토 정상회의를 앞둔 사전 협의 성격으로 24일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주요 5개국(E5·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폴란드) 정상회의에도 화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편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내달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는 국방비 지출 확대와 무기 생산 능력 증강을 약속할 전망이다. 미국이 최근 유사시 일부 군사 역량 제공을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유럽에 통보한 만큼, 안보 공백을 유럽이 어떻게 메울지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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