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조원 들여 반도체 팹 4기 건설
AI 반도체 수요 폭증에 신규 클러스터 필요
SKT·삼성SDS, AI 데이터센터 구축
에너지 지원 요청에 李 대통령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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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과 SK가 서남권에 895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해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반도체뿐 아니라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계획돼 있다.
다만 산업계에선 조 단위 투자 발표 이후 정부의 후속조치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다.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이 직접 원전 확대와 PPA(전력구매계약)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에 화답하며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과 SK는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895조원 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삼성은 425조원을 들여 메모리 반도체 팹(Fab) 2기와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하고 SK는 약 47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메인 팹 2기 및 1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다. 이밖에 반도체 패키징업체 앰코테크놀로지가 1조원을 투자해 광주에 첨단 패키징 팹을 증설한다.
이번 발표는 지난달 29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중 서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삼성과 SK는 폭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서남권을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선정했다.
이 회장은 “반도체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라며 “이에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업단지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클러스터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등 많은 인센티브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 역시 같은 날 “용인 클러스터 조성에만 9년이 걸렸다”며 선제 투자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공장은 대규모 부지·전력·용수·인력이 필요한 만큼 제반 여건을 충족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로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음날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도 기존 생산시설만으론 대응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미래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전제 하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만으론 충분히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서남권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조건을 만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입지로 생산기반을 구축해 글로벌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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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가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삼성과 SK는 반도체 클러스터 외에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AI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이다.
SK는 전국 각지에 15GW 수준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중 1GW 규모 데이터센터를 서남권에 짓기로 했다. 반도체 생산과 AI 컴퓨팅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주도한다.
삼성SDS도 해남 솔라시도에 210MW(메가와트)급 AI 데이터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2028년 첫 가동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솔라시도 AI 데이터센터는 정부 AX(AI 전환) 지원 헤드쿼터로서 금융, 국방, 공공서비스 AX를 지원하고 로봇 AI 모델 학습·추론 등 산업 피지컬AI 지원하는 등의 역할이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이밖에도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무탄소 미래에너지 투자를 확대한다. 삼성물산은 원전 및 신재생 에너지 등 무탄소 발전을 비롯 히트펌프 및 산업용 공조기기 등 에너지 절감형 공조, 영광 수전해 설비 등 원전 기반 수소 생산, 고온수전해(SOEC) 추진 등 그린수소 생산기술 실증에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광주사업장에 디지털 트윈 기반의 혁신 허브 공장 및 히트펌프공조기 등 생산 시설을 구축하고 전북 고창에 최첨단 물류센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처럼 양사는 900조원에 가까운 막대한 서남권 투자 계획을 밝힌 동시에 팹 가동의 우호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전영현 부회장은 이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할 원전 확대 및 PPA(전력구매계약)를 적극 추진해달라”며 “LNG(액화천연가스) 열병합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는 특성상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요구된다. 잠깐이라도 공장이 멈추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서남권은 태양광과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갖추고 있지만 기상 조건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 부회장이 간헐성을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PPA 전력원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PA는 기업과 발전사업자가 계약을 맺고 약속한 기간 동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계약이다.
반도체업계는 탄소중립을 위해 PPA를 통해 무탄소전력을 조달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무탄소전력원은 재생에너지로 한정돼있다. 업계 안팎에선 해외 사례를 고려해 원전을 PPA 전력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부 반응도 우호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 부회장의 요구에 대해 “정부의 약속을 받고 싶어 ‘확인사살’ 하셨다”고 언급하며 “정치인이 하는 ‘정치쇼’가 아니라는 걸 꼭 보여드리겠다”고 답하며 지원 의사를 확인했다.
에너지 공급 외에도 여타 행정 지원에 대한 요청도 제기됐다. 전 부회장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발표 자료에 전문연구요원 병역특례 확대, 지역특성화고 설립 허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