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양의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다 보니 웬만한 말은 무시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상대에게 먹히는 말,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할 줄 아는 게 더욱 중요해졌다. 왜냐하면 인간은 소통이 잘 될 때라야 만족감과 행복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소통의 가장 큰 무기인 말이 안통해 소통이 잘못되면 오해와 불신에 빠지게 돼 힘든 상태에 놓이거나, 사회적으로도 대립과 갈등, 파국에 이를 수 있다.
말을 잘하려면 선천적으로 타고나야 할까? 그렇지는 않다. 말을 잘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다. 말 전달 기술을 익혀 사용하면 전달력이 훨씬 더 좋아진다. 말의 전달 기술을 배우고, 그것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 사용하면 대인관계가 훨씬 더 원만해질 수 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주목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집중하지 않는다. 전달력이 좋고 나쁘고의 차이 때문이다. 재밌게 말하는 사람은 무미건조하게 이야기 하는 사람보다 주목받기에 유리하다.
유명한 사람일수록 재밌게 들리도록 전달한다. 유명인이라서 웃기는 게 아니라 전달법이 능숙해서 웃기고, 그래서 유명해진 것이다. 유재석과 신동엽도 롱런하는 비결중 하나는 말을 전달하는 기술이 좋기 때문이다. 둘 다 연예계 입문 당시에는 지금만큼 전달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자신만의 전달기술을 갈고 딲으며 쌓아나가 유능한 MC가 될 수 있었다.

말 때문에 상대를 싫증나게 하거나 상대를 화나게 했던 경험은 누구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방법은 경험을 통해 습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 때문에 전달의 기술을 따로 배우거나 단련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탁구를 잘 못 치는 초보자도 탁구의 요령을 전문가에게 조금만 배우면 완전 다른 수준으로 칠 수 있는 것처럼 말 전달 방법도 조금만 단련하면 확연히 좋아질 수 있다. 마치 요리책의 조리법처럼 순서대로 따라하면서 만들면 프로에 가까운 맛을 낼 수 있듯이 마음을 움직이는 말에도 법칙이 있다. 이른바 ‘말 조리법‘이다.
이런 기술에 대해 정확히 집어낸 책 <전달의 기술>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런 조리법대로 만들면 언제든지 컨디션에 상관없이 보통 사람과는 확연히 다른, 고객이 만족하는 수준으로 조리를 할 수 있다. 우연히 말 잘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게 아니라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말을 잘하는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면접에서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사랑 고백이 힘든 청춘, 결재서류 만들기가 쉽지 않은 직장인, 친구나 동료 가족과 대화가 쉽지 않은 사람은 <전달의 기술>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자신의 말이 훨씬 더 잘 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강한 말‘과 ‘약한 말’이 있다. 강한 말은 강렬하게 마음을 흔드는 말이며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있는 말이다. 강한 말을 만드는 데에는 서프라이즈 넣기, 공백만들기,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반복하기, 클라이맥스 만들기 등 5가지 기술이 있다. 공백만들기를 잘 활용하면 상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먼저, 전하고 싶은 핵심 말을 정하고, 전하고 싶은 말의 반대어를 생각해 앞쪽에 넣은 후, 앞뒤가 연결되도록 자유롭게 말을 채워넣으면 된다. 예컨대, “당신이 좋아”를 공백만들기 기술을 활용해 말에너지를 높이려면 “아무리 싫어하려 해도, 당신이 좋아”라고 하면 된다. ”나는 언제나 네편이다“를 공백만들기를 사용해 강한 말로 바꾸려면 “모두가 적이 될지라도, 나는 언제나 네 편이다”로 하면 된다.
말의 전달 기술을 익혔다고 해서 이를 기능적으로 실행한다면 그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 말의 전달에는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나, 진정성 있는 태도와 그런 마음가짐이 수반되어야 한다. 훌륭한 말의 전달자가 되려면 기술적인 부분과 진정성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고마쓰의 사카네 마사히로 회장은 “사람의 말이 힘이 발휘하려면 말로 표현한 후에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과 그속에 있는 마음가짐이 함께 제대로 전달될 때 상대방은 그 말의 내용이 실천으로 옮겨질 것으로 신뢰할 수 있다. 그러니까 말과 마음가짐은 동전의 양 면 같은 것이다. 마음가짐은 태도이자, 인품으로도 볼 수 있다.
소통을 위해서는 말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스스로 인품을 만들어야 한다. 말과 행동의 갭이 생겨서는 안 된다. 유재석의 말에 신뢰가 가는 것은 말 전달법도 좋지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모범을 보이는 인품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유재석이 3주만에 재개된 ‘무한도전’ 오프닝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애도하며 “희생자들과 피해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앞으로는 원칙을 지키지 않아 생기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질 않길 바라고 희생된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고 말했을때,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비슷한 의미다. 유재석은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
오바마와 존 매케인이 마국 대통령 선거에서 싸웠을때 정책의 차이가 컸던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결국 얼마나 많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전달법을 알고 모르고의 차이로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그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하는 말 하나하나, 이메일과 휴대폰 문자의 문장 하나하나가 달라지면 상대의 반응도 달라질 것이다. 말 전달법을 잘 익혀 사용하고 그 속에 마음가짐을 잘 실는다면 ‘전달의 달인’, ‘설득의 달인’이 될 수 있다.
[HOOC 주요 기사]
▶ [DATA LAB] ‘공룡’ 네슬레 잡아라…글로벌 커피전쟁
▶ [WEEKEND] 어느날 갑자기 거대기업이 사라졌다
서병기선임기자/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