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5월 24일 하이메 롤도스 에콰도르 대통령은 헬기 폭발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1978년 에콰도르 대선에 출마하여 외국 자본, 특히 미국에 뺏긴 석유 채굴권을 되찾아 오겠다며 에콰도르의 민족정서를 자극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에콰도르는 미국에 석유를 공급하는 10대 산유국의 하나다. 이 나라의 송유관은 아마존 우림 지역에서 시작돼 안데스 산맥을 가로지르고 있다.1981년 에콰도르는 미국 석유 회사들의 석유 채굴을 막는 법안을 통과 시키려 했지만 뜻하지 않은 헬기 사고로 롤도스 대통령이 사망하는 바람에 결국 미국 정계와 석유 회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81년 7월 31일에는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대통령이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다.
그 역시 반미성향이 강했던 인물로 1977년 미국 카터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미국이 갖고 있던 파나마 운하 통제권을 가져온 인물로 파나마 국민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에 힘입어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인권 수호론자였다. 1989년 12월 20일 미국은 마약 밀매의 배후 세력으로 마누엘 안토니오 노리에가 파나마 대통령을 지목하며 파나마를 침공, 대통령을 생포하여 전범으로 처리했고 이후로 파나마 운하 통제권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1998년 우고 차베스는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당선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당선되자 마자 미국 석유회사들에게 막중한 세금을 부과하며 세계 경제에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비장의 무기로 내세웠다. 미국은 차베스를 몰아내려 시도했지만 베네수엘라 국민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뜻을 이루지 못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4위의 석유 수출국이며 미국에 석유를 공급하는 3대 석유 공급원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는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남아메리카 제일의 부유한 국가로 성장해 남아메리카의 개발 도상국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도미니카 공화국 수도 산토 도밍고에서 콜롬비아 무장 혁명군의 에콰도르 영토 침범에 대한 20개 주변 국가 원수들의 정상회담이 열렸다. 일명 리우그룹이라 불리는 이번 정상회담의 결론은 우리베 콜럼비아 대통령이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에게 공식 사과를 청하며 화해의 포옹으로 일단락됐다. 그간 남아메리카 국가들의 맹주 역할을 자청했던 미국은 이번 리우그룹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했다.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의 역사를 짚어보면 미국이 단연 참석해 중재를 해야하는 입장이었다.
미국의 도움으로 가난을 극복한 남아메리카의 나라들이지만 이젠 미국의 내정 간섭 및 경제 통치를 거부하고 있다. 초콜릿을 주며 전기를 놓아주고 도로를 건설하며 교육을 시켜주는 자상한 큰 형님으로부터 분가를 하고 호적을 새롭게 만드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위의 세 나라 에콰도르, 파나마, 베네수엘라 등은 자신들의 역사에 미국이 가져다 준 크나큰 상처를 절대 잊지 않고 있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원유국으로 본격 국제 무대에 진출하면서 미국에 대해 더욱 당당하게 할말을 다하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의 석유 소비는 나날이 늘고 있지만 그들은 하루하루 생산량을 동결하면서 미국 경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비록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네들도 언제 마음을 돌릴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그래서 국제 유가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고 있다. 큰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는 동생들의 분가 노력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미주본사 취재팀 김윤수 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