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매각 조종자는 FRB”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16일 그동안 일반은행에만 허용했던 재할인 창구 대출을 투자은행에도 허용키로 했다. 자금줄이 막힌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였다. FRB는 그러나 긴급 수혈이 절실했던 베어스턴스에는 이 방침을 통보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JP모건은 불과 8일 만에 베어스턴스 인수가격을 주당 2달러에서 10달러로 올려주기로 했다. 20억달러 이상을 추가로 쏟아부어야 하는 결정이었지만 JP모건은 전광석화처럼 일을 처리했다.

자본주의를 움직인다는 ‘보이지 않는 손’에도 막후 조정자는 있는 것일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베어스턴스의 매각과정을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져볼 법한 의문이다.

뉴욕타임스가 이런 궁금증에 답했다.

신문은 25일 인수가격 상향 조정을 통해 FRB가 매각 협상에 공식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만약 베어스턴스가 유동성을 바로 조달할 수 있는 재할인 창구의 개설을 알았다면 며칠을 더 버틸 수 있었거나 적어도 더 높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질 수도 있었지만 FRB가 이 사실을 통보하지 않음으로써 당초의 인수가 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자 베어스턴스 내부에서 FRB에 속았다는 것에 경악하면서 앨런 슈워츠 최고경영자(CEO) 등이 분노했고 주주들은 말도 안 되는 가격이라며 역시 크게 반발했? 이에 JP모건과 FRB는 인수가격을 올려주며 이들을 진정시켰다는 것이다.

만약 매각이 성사되지 못하면 베어스턴스는 다시 파산할 위험에 처하고 시장은 혼란에 빠질 상황이었다.

신문은 FRB가 시장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주당 2달러의 가격을 선호했지만 결국 베어스턴스 매각 실패가 시장에 미칠 타격에 대한 걱정 때문에 가격을 올리는 새로운 결정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인수가격 조정으로 대주주 조지프 루이스는 당초 9억4500만달러 잠재손실에서 9710만달러 순익이라는 극적인 반전으로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베어스턴스 이사회 의장인 제임스 케인과 CEO인 슈워츠도 각각 4억3700만달러, 7990만달러의 잠재손실에서 벗어나 4490만달러, 820만달러의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

양춘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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