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심은경 “B1A4 진영, ‘만능돌’이 따로 없더라”

그야말로 심은경의 재발견이다. 언제까지나 어리고 귀여울 줄만 알았던 그가 영화 ‘수상한 그녀’(감독 황동혁)에서 훨훨 날아다녔다.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관록의 연기를 펼치며 관객을 한 순간에 사로잡았다.

거친 사투리와 다소 폭력적인(?) 행동을 지닌 ‘할매’지만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가족을 품고 있는 오두리로 분해 2시간 동안 관객을 웃고 울게 한다. 앳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수준급 연기력이 가히 돋보인다.

심은경은 ‘수상한 그녀’에 대해 “단순히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얘기하는 게 아니다. 우리 영화는 참 좋은 영화다. 오랜만에 한국영화에서 만나는 가족 휴먼극이고, 웃음 뿐만 아니라 감동적인 부분들이 참 와닿는 게 많다”고 평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가 ‘수상한 그녀’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였다. 학업도 학업이지만, 큰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제일 컸다.

“한창 유학 시기에 제의를 받았거든요. 이 시나리오와 캐릭터 자체가 제게는 크게만 느껴졌어요. 혼자 이끌어가야 한다는 게 가장 힘들었죠. 또 ‘할머니 연기’라는 게 가능할까 의문스러웠고요. 시나리오를 한 번 더 읽고 결정하자는 생각으로, 다시 읽었는데 펑펑 울었어요. 가슴을 울리더라고요. 특히 성동일 선배와 병원에서 대화하는 신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죠. ‘수상한 그녀’를 꼭 해야겠다는 이유가 되기도 했고요.”

이번 영화에서 심은경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모조리 직접 소화했다. 사투리 연기는 기본이었고, 총 네 곡의 노래까지 직접 불렀다. 노래를 부를 때 대역 가수를 쓰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거부했단다.

“노력을 정말 많이 했어요. 영화를 제가 망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해서 캐릭터 연구에 신경을많이 썼죠. 나문희 선생님이 찍어 놓은 분량을 메일로 받아 수시로 선생님의 행동과 말투를 체크했어요. 촬영 전에 대본 연습도 자주 했었고요. 남다른 노력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만큼 책임감을 느꼈거든요.”

‘뮤지컬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영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훈련에 임했다고.

“노래도 연기 못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썼죠. 제가 결코 노래를 잘 하는 편이 아니거든요. 목소리 톤이나 보컬 색깔이 영화와는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어요. 대역가수를 써야 하나 하는 이야기까지 나왔는데, 제가 반대했죠. 두리의 진심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보컬 트레이닝을 좀 더 받고, 대역가수 버전이 아닌 오두리 버전을 만들었죠.”

코믹 연기부터 노래면 노래, 게다가 가슴을 울리는 진한 감정 연기까지 심은경은 이 영화에서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했다. 그러면서도 “전혀 지치거나, 힘들지 않았다”고 말하며 털털하게 웃어 보였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지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감독님께서 배우들이 연기를 참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이끌고, 믿어주셨죠. 영화 속의 밝은 분위기들이 현장 그대로의 모습이었어요. 오히려 촬영 전에나 부담감과 우려, 그리고 캐릭터를 연구하면서 힘들었죠. 이 영화는 저한테 너무 고마운 작품이에요.”

심은경은 아이돌그룹 비원에이포(B1A4) 멤버 진영과 호흡을 맞췄다. 극 중 지하(진영 분)는 오두리가 자신의 할머니인 줄은 까마득히 모른 채 그의 노래 실력에 반하고, 함께 밴드를 결성하게 된다.

“사실 제가 아이돌그룹을 잘 몰랐어요. 그래서 아이돌에 대한 편견도 없었고요. 오히려 진영 오빠를 보면서 반성을 많이 했죠. 배우로서 욕심도 많으시고, 하루 종일 최선을 다하시더라고요. 대사를 계속 보면서 중얼중얼 외우시고요. 연기도 오버스럽지 않게 무난하게 잘 하셨어요. 깜짝 놀랐죠. 초반에 연기하는 분들은 그렇게 못 하거든요. 정말 ‘만능돌’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더라고요. 이번에 진영 오빠를 보면서 비원에이포라는 그룹을 제대로 알게 됐는데 노래도 좋더라고요. 하하.”

어린 나이에 데뷔했지만, 당차면서도 겸손했다. 평상 시에는 영락 없는 20대 초반 철 없는 아가씨지만, 연기에 있어서는 자신의 주관이 뚜렷했다.

“그런 생각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배우로서 가져야 할 덕목인 것 같아요. 자신의 주관이 없다 보면흔들릴 수 있잖아요. 연기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욕심이 많아서, 완벽하고 싶어요. 제 자신을 다 내려놔야 하는 게 연기라고 생각해요. 인간 ‘심은경’이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죠. 다른 부분에는 아예 주관이 없어요.(웃음)”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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