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국제영화제 韓 수상 실패했지만…‘빛나는 신인감독·심사위원 전도연 있었다’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제 67회 칸 국제영화제가 준비한 트로피는 한국영화의 몫이 아니었다. 수상의 영예는 없었지만 얻은 것은 분명히 있었다. 신인 감독들의 작품이 호평 받으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웠고, 전도연이 한국배우 최초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 위촉돼 주목받기도 했다.

▶정주리, 김성훈 등 무서운 신인 감독들의 등장=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면 한국 신인감독들이 주목받은 점이다.

올해 한국영화는 칸 공식 경쟁부문 진출에 실패했다. 대신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가 경쟁 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가 감독주간에, 창감독의 ‘표적’이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받았다. 권현주 감독의 ‘숨’은 학생 경쟁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상영됐다.

이 가운데 ‘도희야’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올라 황금카메라상 후보가 됐으나 최종 수상에는 실패했다. ‘숨’도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진 못했다.

다만 ‘도희야’는 칸 영화제를 통해 외신의 주목을 받으며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들의 연기 모두 호평받았다. 덕분에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 이탈리아에 판매되는 쾌거를 올렸다. 

‘끝까지 간다’ 역시 외신의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에 블랙 코미디 요소가 가미돼 상영 내내 극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미국 영화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영화제 기간 발간된 소식지를 통해 “이번 칸 영화제가 경쟁 부문에서 한국영화에 인색했다”고 지적하면서 ‘끝까지 간다’를 인상적인 영화로 꼽기도 했다.

창 감독의 영화 ‘표적’도 칸 영화제 필름마켓을 통해 독일·터키·스위스 3개국과 중동과 남미 지역에 수출됐다.

▶‘칸의 여왕’ 전도연, 韓배우 최초 경쟁부문 심사위원 활약=전도연은 올해로 세 번째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칸의 여왕’ 타이틀을 따냈고, 2010년 임상수 감독의 ‘하녀’가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다시 칸을 찾은 바 있다.

전도연이 칸 심사위원에 위촉된 것은 한국 영화인으로서는 이창동 감독(2009년), 신상옥 감독(1994년) 이후 세 번째,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이다.

사진=OSEN

전도연은 지난 14일(현지시각)부터 23일까지 프랑스 칸에 머물며 총 18편의 경쟁 작품을 심사했다. 이 기간 정보 유출을 고려해 국내외 취재진들과의 인터뷰를 삼가고 오직 심사에만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심사위원들과 무리 없이 소통할 만큼 영어 실력을 갖춘 그녀지만, 보다 깊이 있고 정확한 심사를 위해 친분 있는 프로듀서를 그림자처럼 옆에 뒀다. 칸 영화제 기간 심사위원 전도연은 한 순간도 배우인 적이 없었다.

24일 폐막식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전도연은 “유명감독이든 아니든 선입감 없이 심사하려고 노력했다”면서 “다른 심사위원과 함께 영화를 본 것은 즐거운 경험이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여기 계신 훌륭한 심사위원들과 영화를 본 뒤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고 평생 기억할 만한 소중한 경험이었다”며 “TV나 스크린에서만 본 유명한 분들을 이렇게 가깝게 접할 수 있게 돼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터키 출신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의 ‘윈터 슬립’(Winter Sleep)이 차지했다.

심사위원 대상(그랑프리)은 이탈리아 알리스 로르바흐 감독의 ‘더 원더스’(The Wonders)에 돌아갔고, 감독상은 ‘폭스 캐처’(Foxcatcher)를 연출한 베넷 밀러 감독이 받았다. 심사위원상은 자비에 돌란의 ‘마미’(Mommy)와 장뤼크 고다르의 ‘아듀 오 랑가쥬’(Adieu au Langage)가 공동 수상했다. 여우주연상은 ‘맵스 투 더 스타즈’의 줄리앤 무어가, 남우주연상은 ‘미스터 터너’의 티모시 스폴이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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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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