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틀내에서 움직이지 않아 좋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요즘 주중 토크쇼의 목표 시청률은 6%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스튜디오 토크쇼가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채널은 분산되고 토크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졌다.

하지만 JTBC 토크예능 ‘비정상회담’은 6회만에 4.4%의 시청률을 올렸다. 분당 최고 시청률은 5%까지 치솟았다. 회마다 시청률이 조금씩 상승한다. 이런 추세라면 멀잖아 6~7%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비정상회담‘이 잘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토크쇼들은 틀내에서 움직인다. 어떤 토크쇼에 특정 게스트가 나오면 “아, 이런 것 하러 나왔구나(그래서 대충 이런 것들 말하고 가겠구나)” 하고 다 알아챈다.

하지만 ‘비정상회담’은 토크쇼면서도 ‘리얼‘하다.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돌발성’이 묘미다. 11일 6회는 조세호를 게스트로 초대해 ‘대인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나, 정상인가? VS 비정상인가?’를 토론 안건으로 정했지만, 한국의 회식문화, 서열문화, 절친들의 영상메시지를 통한 가슴 찡한 사연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 와중에 ‘나만 바라봐’를 거의 태양처럼 춤추는 조세호의 ‘태양배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1명 비정상들의 토크는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개인적인 입장이나 취향일 수 도 있다. 이야기가 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토론이 촛점을 잃고 다른 방향으로 가면 균형감각이 뛰어난 타일러 라쉬가 주제를 다시 환기시킨다.


‘관계’에 대한 이날 토론에서 “거미가 거미줄을 중심부터 치는 게 아니라 언저리부터 친다. 언저리가 있기 때문에 그 중심, 즉 나를 둘러싼 고민은 당연한 거다”고 말한 타일러의 토크는 영양가가 있었다.

토크쇼에서 돌발성은 매우 중요해졌다. 그러니 요즘 토크쇼는 임기응변이 좋은 MC와 게스트를섭외해야 한다. ‘비정상회담‘이 거의 난장판 수준으로 토크를 펼치는 국면도 있었지만, 틀내에서 짜여진 토크에 비하면 훨씬 더 시청자 정서를 반영한 것이다.

기존 토크쇼중에서 ‘마녀사냥‘은 이야기가 어디로 갈지 모르는 돌발성을 제법 깔고 있다. 새로운 토크쇼 ‘나는 남자다’는 매주 주제가 짜여진 토크이지만, 리액션예능으로서의 돌발성이 기대된다. 게스트와 MC, 남자들끼리 모아놓으면 ‘객기‘라는 게 있지 않은가. 그 ‘객기’는 과거 같으면 방송사고로 당연히 편집에서 잘려나간다. 하지만 이제는 그 부분이 주분량이다. ‘비정상회담‘에서도 게스트 조세호가 한창 토론하다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말한다. 화장실 가는 장면, 화장실을 갔다와 착석하는 장면도 자세히 보여준다. ‘비정상회담’을 보면 토크쇼의 흐름과 방향이 대충 감지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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