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새 멤버들도 합류
쭉~뻗은 고음의 가창력
자연스런 음색 완벽조화
밴드 신조음계가 다시 나온다고 했을 때 ‘90세대’들은 귀를 의심했다. 두 장의 앨범과 함께 소식이 뚝 끊긴 그 이름이 너무 아련했기때문이다. 이들의 대표곡 ‘나만의 꿈’이 TV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흘러나올 때도 이들은 여전히 추억의 저편에 머물러 있었다. 신조음계가 무려 16년을 훌쩍 뛰어넘어 여름 휴가를 끝낸 듯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왔다. 10년, 20년전에도 그랬듯 귀에 착 감기는 사운드와 편한 멜로디, 시대의 감성을 입힌 매끄러운 세련됨으로 다시 무대에 선 것이다. 1994년 1집 ‘비상’(飛上)으로 데뷔한 후 1998년 2집 ‘Review’를 잇는 새 앨범 정규 3집 ’REVIVE’는 록의 무거움을 한겹 더 벗고 편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가벼움으로 음악팬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왔다.
사실 신조음계의 재결성 소식은 3년전 흘러나왔다. 원년멤버 이종섭(기타)과 류성한(베이스)을 주축으로 밴드 부활의 전 드러머 김관진(리더)이 합류해 새롭게 멤버 구성에 나섰다. 이후 전인권 밴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환(건반)이, 1년전엔 보컬 강휘찬이 마지막으로 가세하며 비로소 새 진용을 갖췄다. 원년멤버 40대부터 30대, 20대 등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 묘한 균형감을 갖추고 있는게특징이다.
리더 김관진은 지난 11일 삼성동 JBK컨벤션홀에서 가진 쇼케이스에서 “90년대는 밴드음악이라고 하면 시끄러운 음악, 반항적인 모습으로만 비쳐졌다. 몇년전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음악시장이 바뀌고 있는 걸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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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조음계는 ”시대감성이 다를 순 있지만 팝 록은 여전하다. 밴드 음악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K-팝 시장에 신조음계의 이름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겠다“고 전했다 |
대중이 가수의 외모가 아니라 음악을 마음으로 진지하게 들으려 하는 걸 보고 다시 음악을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셋이 만나 얘기했다”고 재결성에 나선 계기를 들려줬다.
이날 쇼케이스에서 신조음계의 대표곡이자 청춘의 희망가 ‘나만의 꿈’을 20대의 젊은 보컬 강휘찬이 노래한 건 인상적이었다. 원조 보컬 이성욱이 둥근 미성으로 쭉 뻗은 고음을 자랑하는 탁월한 가창력을 자랑한다면 휘찬은 비정형적이다. 목소리의 결이 성글지만 입말처럼 자연스럽고 다양한 색깔을 품고 있다.
김관진은 “색깔이 없는 보컬을 뽑는데 1년 동안 오디션을 치렀다”며, 밴드의 색깔에 맞는 보이스 컬러를 찾는게 쉽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원년 멤버이자 이번 앨범의 곡을 모두 작곡한 류성한은 “밴드를 트렌디하게 바꿀려다 보니까 알앤비 요소가 들어있는 보컬 찾게 됐다”며 휘찬의 독특한 보이스가 매력적이라고 추켜세웠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신조음계의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곡은 ‘Father’. 이 곡은 2집에 담긴 ‘Daddy’의 16년후 버전 쯤 된다.
“Daddy 단한번도 나의 얘기를/귀기울여 주지 않았어/언제까지 그런식으로/날 가둬두려 하지마/이젠 나도 어리지 않아”라며 큰소리 탕탕 쳤던 이들은 “난 나를위해 노래 불러요/그것만이 전부라 믿었었죠/father 난 정말/바보인가 봐요 이 눈물/흘러내리는 이유를 몰랐죠/이젠 알아요 이 미안한 맘”이라고 낮고 슬프게 노래한다
새 신조음계의 선언과 같은 곡은 1번 트랙 ‘비밀의 밤’이다. 멤버 개개의 연주 역량과 밴드 사운드의 질을 보여주는 하모니가 잘 이뤄진 짜임을 자랑한다. 크게 내지르지 않고 유연하게 어울리면서도 단단함이 느껴지는 사운드, 일렉트로닉의 터치 등 신조음계의 역량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타이틀곡 ‘니손바래’는 90년대 복고풍 댄스 리듬에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입힌 경쾌한 곡으로 중독적이다. ‘The Angel’은 브리티시 록적인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으로 ’마룬5‘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Beautiful World’는 맑고 정겹다.
이번 3집은 1,2집보다 힘을 뺀 듯 보인다. 시간의 간극만큼 깊어지고 품이 넓어졌다. 그럼에도 귀에 편하고 감성적인 록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세 앨범은 나란히 한 줄에 엮인다.
특히 20대의 신조음계가 내꿈과 나, 주변과의 갈등을 중심으로 노래했다면, 이젠 주위를 돌아볼 줄 아는 여유와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음악에의 찬가로 불리는 ‘나만의 꿈’도 다르게 읽힌다. 위로가 되고 힐링이 되는 음악에의 꿈이다. 유성한은 “소외되고 상처받은 분들이 주위에 많잖아요, 그런 분들 생각하면서 이번에 가사를 준비하고 곡을 썼다”고 했다.
이날 새 신조음계의 출범에 함께 자리한 보컬 이성욱은 “신조음계처럼 공산품이 아닌 수제 쿠키 같은 밴드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고 이들에 대한 신뢰를 보냈다.
신조음계는 국내 컴백도 하기 전, 지난달 말 홍콩에서 새 앨범 연주무대를 가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콩의 DJ겸 가수 엽문휘가 자신의 콘서트에 초청한 것. 이를 계기로 홍콩 방송프로그램에도 출연, 관심을 모았으며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공연 요청이 이뤄진 상태다.
대중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94년 1집, 98년 2집 두장의 앨범으로 역사속으로 들어가는줄 알았는데 음악적으로 기대되는 사운드와 곡을 갖고 나와 반갑다”며, “밴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경우가 드문데 신조음계가 케이팝의 다양화에 기여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사진=송재원 기자sunn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