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장보리’는 막장 계보 드라마치고는 특이하다. 연민정이 말도 안되는 거짓말로 패륜과 악행을 일삼았지만, 누구 하나 진실을 확실히 별혀 처단하지 못한다.
연민정은 끊임없이 거짓과 악행을 저지르고, 곧바로 그 비밀이 탄로나며 속도감 있게 상황이 이어지고, 출생의 비밀이 보리(오연서)와 민정 뿐만 아니라 민정의 친딸이자 보리의 수양딸인 보리에게까지 3중으로 들어가있으며, 등장인물들이 모두 ‘엿듣기의 달인‘이라는 점 등 계략적이고 막장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악의 득세가 우리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듯해 ‘욕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가 아닌, ‘욕 안하면서 보는 막장드라마‘가 됐다.

착하게만 사는 보리가 오히려 답답하게 보이고, 거짓말로 순간 모면하기의 1인자 연민정이 오히려 경쾌하고 시원시원한 캐릭터가 돼 더 많은 응원을 받는 상황이 됐다.
시청률이 올라가고 오랜만에 KBS 주말극 시청률까지 누르면서 MBC도 ‘왔다 장보리‘를 간판 드라마로 홍보하는 분위기가 됐다.
그래서 ‘왔다 장보리’를 단순한 막장 드라마로 치부하기에는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다. 막장 드라마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 있다. 형식상, 구성상 막장을 취했지만 내용상으로는 그것을 뛰어넘었다고나 할까. 단순한 권선징악 외에도, 피붙이지만 서로를 부인할 수밖에 없었던 엄마와 딸, 피한방울 안섞였지만 가슴으로 맺은 엄마와 딸이 어떻게 화해하고 진짜 모녀가 돼가는지를 그렸다는 점은 평가해야 할 듯하다.
한편, 마지막회에서는 교도소에서 죗값을 치루고 나온 민정(이유리)이 기억을 잃은 자신의 친엄마 도혜옥(황영희) 옆을 지키며 국밥집 딸로 돌아와 못다한 자식의 도리를 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친엄마 아빠의 존재를 이미 알아챈 비단(지영)이가 친아빠 지상(성혁)의 행복을 빌어주는 속깊은 장면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침선장 전수자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나쁜 짓을 많이 했던 인화(김혜옥)는 자신의 모든 죄를 고백한 후 망자의 옷을 태우면서 옥수(양미경)에게 용서를 빌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쌍둥이를 임신해 재화(김지훈)와 함께 기쁨을 누리는 보리(오연서)의 모습에는 모두가 ‘엄마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무려 40.4%(TNmS 수도권 기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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