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읽는 노래> 4. “급하다고 서두르지 마. 인생은 방향이라니까?”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학점관리, 자기관리, 스펙 쌓아 4년/올인했지 전부를 To Get Hired/근데 희한해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셔/대기만성 형이라는 대기자들만 만 명/인생의 각본 누구를 위해 짜여/진 것 인가에 대해 의문에 또 휩싸여/누군 집에서 든든히 딱 뒤를 받쳐/주는데 누군 홀로 버티다 악에 받쳐”

취업준비생에게 명절은 가시방석입니다. 친척은 우리와 피붙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이어져 있지만, 자주 보지 못하는 친척은 남만큼이나 어색한 게 사실이죠. “요즘 뭐하고 지내니?” “졸업하면 뭐 할 거니?”……. 취업 면접 연전연패로 적지 않게 자존심이 무너진 상황에서, 친척들의 배려인 듯 배려 아닌 배려 같은 질문 공세를 방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만약 동년배의 사촌이 번듯한 직장에 취직이라도 성공했다면? 그런 상황에 대한 더 이상의 자세한 묘사는 생략하겠습니다. 엠타이슨(M.TySON)의 신곡 ‘이지 컴 이지 고(Easy Come Easy Go)’는 이 같은 취업준비생들의 ‘웃픈’ 현실을 생생하게, 그러나 어둡지 않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넌 훌륭한 사람 될 거라던 부모님/돈 주는 데로 가거라 바로 그곳이/네가 평생 머물러야 하는 네 자리/이런 패턴의 대화는 피차 진저리/두려워 가족들 다 모인 저녁식탁/Tic Toc 아버지는 취조실 수사반장/얹히는 집밥은 소화불량/몰랐어. 꿈이란 모든 불행의 씨앗”

여러분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어떤 상황을 가장 받아들이기 어려웠었나요? 저마다 다른 의견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 자신이 결코 특별한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을 때만큼 슬픈 일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똑똑하고 잘났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철석같이 믿었는데, 막상 학교에 입학해 보니 세상에는 나보다 똑똑한 친구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적당히 공부하면 괜찮은 대학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최소한 이름이라도 들어본 대학에 입학하려면 지금 성적으로 택도 없다는 없다는 사실을 고3 무렵에야 뒤늦게 깨닫습니다. 열심히 스펙만 쌓으면 취업은 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더니, 서류는 광탈에 어쩌다 운이 좋아 면접시험을 치르면 나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고스펙 경쟁자들이 옆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안 풀려 거리를 방황해/다리만 풀려 떠 있지 이 황해에/비틀비틀 걷다보면 귀에/들려와 ‘걔는 어디 됐다며?’”

“안 풀려 거리를 방황해/다리만 풀려 떠 있지 이 황해에/비틀비틀 걷다보면 귀에/들려 ‘넌 사람 구실 언제 할래?’”

지금 대한민국에서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좋은 대학을 나와 이름 있는 대기업이나 안정된 직장에 들어가는 것인가요? 그 획일화된 성공의 기준에서 벗어난 다수는 실패한 인생인가요? 그 기준을 충족한 소수는 과연 행복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 자신 있게 “네”라는 답변을 할 수 없는 이유는 그 기준이 타인의 시선에 입각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않는 한, 아무리 발버둥 쳐도 그들의 발 아래라는 처지는 변함 없지 않나요?

“Easy Come 다 Easy Go/쉽게 쉽게 얻은 것은 다 쉽게 잃으리라/Easy Come 넌 Easy Go/여하튼 남이 뭐라 하건 난 계속 가리라/Easy Come 다 Easy Go/쉽게 쉽게 얻은 것은 다 쉽게 잃으리라/Easy Come 넌 Easy Go/여하튼 남이 뭐라 하건 난 계속 가리라 ”

김영하 작가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을 세워야 하고, 성공의 기준은 자신이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자신만의 성공의 기준이 없다면 인생이란 것은 그저 끝없는 레이스이기 때문에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죠. 기자도 자신 만의 성공의 기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보고 있는데, 사실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엠타이슨의 “인생은 방향”이란 조언이 그리 틀리지 않은 것처럼 들리는군요.

“미생, 희생, 기생. 어쩌면 이게 인생/완생은 가능하려나 After 환생/안 풀려 몰라 이번 생은 점점 심하게 내 목을 조르네/Choking Choking…/그래도 오늘은 더 힘내/일찍 뜬 해는 그늘 또한 빨리 지네/급하다고 서두르지 마/인생은 방향이니 절대 걱정하지 마”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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