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포비아? 변요한 얼굴에 있더라”

첫 장편영화 ‘소셜포비아’의 홍석재 감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두 얼굴은 극단을 달린다. 초기엔 집단지성을 이끌어내는 등의 순기능이 조명 받았지만, 최근엔 그늘진 이면을 자주 목격한다. 불분명한 정보가 진실로 둔갑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진 다툼이 현실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에선 페이스북에서 싸움을 벌인 소녀들이 직접 만났다가 한 명이 총격에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까지 벌어졌다. 신인 홍석재(32·사진) 감독은 첫 장편 영화인 ‘소셜포비아’를 통해 SNS 시대의 공포스러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레나’라는 이름의 트위터 이용자는 한 군인의 자살 소식에 악플을 달면서 공공의 적이 된다. 급기야 레나의 신상 정보가 털리고, 몇몇 네티즌들은 레나의 사과를 받겠다며 그녀의 집까지 찾아간다.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 분)과 용민(이주승 분)도 얼떨결에 이 무리에 합류한다. 이들은 레나의 집에서 그녀의 시신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들은 레나를 자살로 몰고 갔다는 죄책감과 비난에 시달리던 중, 그녀의 타살이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하고 직접 조사에 나선다.


홍석재 감독은 ‘소셜포비아’를 연출할 당시만 해도, 극장 개봉까지 기대하진 않았다.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덕분에, 흥행 부담 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를 완성하고 보니 좋은 소식이 잇따라 찾아왔다. 부산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았고, 주연 배우 변요한은 드라마 ‘미생’ 이후 대중의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됐다.

“솔직히 현실감이 없어요. 이런 식으로 극장 개봉을 하게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어요. 저희가 원했던 관객들,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했던 분들이 있는데 극장 개봉을 하는 덕분에 그런 분들이 볼 확률이 높아졌다는 점이 의미 있죠.”

‘소셜포비아’에서 가장 섬뜩한 장면은 레나의 시신을 발견한 네티즌들이, 신고는 하지 않고 자신들이 남긴 욕설 트위터 글부터 허둥지둥 지우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가장 먼저 촬영했는데, 홍 감독은 어떤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은 휴대폰으로 트윗을 지우는데 변요한이 뒤돌아보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 장면을 찍으면서 뭔가 안심이 됐어요. ‘아, 이 영화는 문제 없겠다. 변요한만 따라가면 되겠다’ 싶었죠. 우리가 찍고 싶어했던 ‘소셜포비아’의 의미가 그 순간 변요한의 얼굴에 다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홍석재 감독의 강점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건과 평범한 인물들로부터 스릴러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단편 ‘필름’·‘킵 콰이어트(Keep Quiet)’부터 장편 ‘소셜포비아’까지, 인물들이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 가운데 사건의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실존 인물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어요. ‘제보자’라는 영화가 이미 나왔지만, 사실 그 전에 학부 동기들과 황우석 박사 소재의 영화를 해보자는 얘기를 했었죠. 그를 따라가면 보이는 풍경이 현대의 여러가지 문제와 맞닿아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벌써 영화가 나왔으니 전 10년 후에나 시도해볼 수 있겠죠?(웃음)”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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