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지존’ CJ E&M…‘케이블TV 역사를 쓰다

1995년 1월 5일, 케이블 TV 시험방송이 시작된 이후, 2000년 통합방송법 제정으로 신규 채널이 대거 개국하며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편 케이블TV는 2006년 CJ미디어 tvN의 개국과 함께 ‘케이블 라이크’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당시 CJ 미디어 계열의 채널들은 지상파와의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기 위해 그간 금기시했던 19금 코드 등이 바탕한 독특한 케이블 콘텐츠의 색을 입혔다.사실 케이블TV 20년사는 CJ E&M의 20년사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콘텐츠의 쏠림 현상이 빚어진다. 양적 팽창을 거듭 중인 다채널 환경에서 광고시장은 해마다 격감했고, 제작비는 나날이 증가하자 PP들은 경쟁력 있는 자체 콘텐츠의 제작을 미루는 현실에 봉착했다. 그 결과 케이블 업계의 비정상적인 구조가 만들어졌다. 거기에 2011년 등장한 종합편성채널의 가세로 MPP는 물론 PP들의 제작환경은 더욱 열악해졌다. 그럼에도 CJ E&M이 내놓는 콘텐츠는 숫자도 월등했고, 파괴력도 컸다.

CJ E&M 관계자들은 케이블TV 20주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사 프로그램으로 먼저 ‘슈퍼스타K’(엠넷)를 꼽는다. 2009년 7월 첫 방송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는 국내 방송가에 오디션 붐을 불러온 프로그램으로, 특히 시즌2의 경우 15%대의 경이로운 시청률을 써내면 지상파의 권력을 위협한 최초의 방송이었다. CJ E&M 입장에선 금요일 밤 11시를 개척한 프로그램이다.

tvN의 시청층을 확대한 일등공신으로 관계자들은 ‘재밌는 TV 롤러코스터’를 꼽는다. 2008년 tvN이 종합오락채널로 개편한 뒤 가장 큰 목표는 자극적인 콘텐츠의 색을 지우고 대중친화적이며 젊고 트렌디한 채널로 탈바꿈하는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경쾌하고 발랄하지만 엣지가 없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롤러코스터’는 tvN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30, 40대까지 시청층이 확대된 프로그램”이라고 입을 모은다.

tvN의 무서운 성장은 지상파 출신의 이명한, 나영석, 신원호, 김원석 PD가 CJ E&M으로 몸을 옮기며 시작됐다. 신원호 PD의 ‘응답하라’ 시리즈와 나영석 PD의 ‘꽃보다’ 시리즈<사진>, ‘삼시세끼’, 김원석 PD의 ‘미생’이 대표적이다. ‘응답하라 1997’와 ‘응답하라 1994’는 지상파와 케이블의 경계를 허물며 문화현상을 만든 대표 드라마이고, 방송가에서 보면 ‘금토드라마’라는 새로운 편성법칙을 만들어낸 콘텐츠로 꼽힌다. 그 뒤는 지난 한 해 최고 히트작인 ‘미생’으로 이어졌다. ‘미생’은 기존 드라마 문법을 파괴한 혁신적인 콘텐츠로 ‘응사’의 성공 이후 주춤했던 tvN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줬다.

잘 나가던 지상파 PD들의 이적이 방송환경의 지형 변화를 불러온 셈이다. 2010년 후반에 등장한 이 같은 콘텐츠는 “과거 불편함이 없지 않았던 센 콘텐츠에서 정서적으로 배려와 따뜻함을 가져가는 콘텐츠로의 변화”를 이끈 주축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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