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볼만한 영화] 찌질해도 괜찮아, ‘스물’ 등

<이 주의 화제작> 찌질해도 괜찮아, ‘스물’
(감독 이병헌/출연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개봉 3월 25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오랜만에 극장에서 깔깔 웃을 만한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스물’(감독 이병헌ㆍ제작 ㈜영화나무ㆍ공동제작 ㈜아이에이치큐)은 여심을 홀리던 ‘비주얼 배우’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을 제대로 무장 해제시켰다. 스크린 속 찌질하고 능청스러운 세 배우는 당분간 코미디영화 캐스팅 1순위를 꿰차기에 충분해 보인다. 물론 배우들의 매력이 다가 아니다. 이병헌 감독의 재치가 돋보이는 대사와 에피소드는 또래 관객에겐 공감을, ‘스물’을 지난 관객에겐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다들 스무 살을 ‘한창 좋을 때’라고 하지만, 정작 그 나이엔 와닿지 않는다. 그건 공부를 잘하든 못 하든, 꿈이 있는 없든 매한가지다. ‘인기만 많은 놈’ 치호(김우빈 분)는 집에서 뒹굴거리다 클럽에 출근도장을 찍는 일상을 반복한다.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분)는 만화가를 꿈꾸지만, 생활비 벌기도 빠듯한 형편에 허덕인다.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분)는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지만 현실과 이상은 괴리가 있다. 각기 다른 성격과 꿈, 환경을 가진 세 친구지만, 치호의 대사처럼 모두 ‘애매하게 뭐가 없는’ 스무 살에 한숨만 늘어간다.


‘스물’을 통해 이병헌 감독은 특유의 코미디 감각은 물론, 공감가는 드라마를 만드는 능력 또한 보여준다. 앞서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각색하며 소문난 그의 ‘말맛’과 독립영화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돋보였던 코미디 연출의 재능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인생에 대한 고민을 나누다가 하릴없이 소주만 축내고, 시답잖은 농담에 낄낄거리는 모습은 내 친구, 혹은 나 자신을 마주한 듯한 사실감으로 웃음과 공감을 불러온다.

다만 코미디적인 상황 연출에 치중하면서, 정작 그 또래가 발 딛고 있는 현실마저 가볍게 묘사된 면이 있다. 또 영화의 매력인 ‘병맛’이 끝까지 폭주했으면 싶지만, 상업영화라는 점에서 후반부엔 타협점을 찾은 듯 보이는 점도 아쉽다. 영화 현장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치호, 최선보다 차선을 택한 동우, 첫사랑의 성장통을 겪은 경재까지, 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한 뼘 정도는 커 있다. 철들 것 같지 않던 이들이 반갑고 친근했던 관객에겐 서운한 일이다. 아울러 ‘저 너머에 무엇이 있든 두려울 것 없다. 우린 미치도록 젊으니까’라는 독백으로 요약되는 결말부는 여느 성장영화에서 본 듯한 기시감을 준다. (만족지수 ★★★) 


▶‘인서전트’(감독 로베르트 슈벤트케/출연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케이트 윈슬렛/개봉 3월 25일)=전 세계 3억 불 흥행 수익을 거둔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다. 5개 분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다이버전트’들과 무분파가 반란군을 조직해 자유를 통제하는 정부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다. 언뜻 ‘인서전트’는 여러모로 ‘헝거게임’을 떠올리게 한다. 용감하고 이타심 강한 소녀 투사를 내세운 점, 반(反) 정부 혁명이 중심이 된 스토리는 물론, 여주인공과 남성 조력자의 멜로 라인까지 닮았다. 그 때문에 이야기 전개나 메시지 등은 새로울 것 없어 보이지만, 영화의 흡입력은 상당하다. 일단 ‘다이버전트’를 봤다면 ‘인서전트’를 안 보고는 못 배긴다. ‘인서전트’는 분파 시스템에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며, 다음 편 ‘얼리전트’에 대한 기대감을 남긴다. 할리우드의 젊은 배우들 쉐일린 우들리, 테오 제임스 등은 여전히 매력 넘친다. ‘위플래쉬’ 마일즈 텔러의 색다른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만족지수 ★★★) 


▶‘뷰티풀 라이’(감독 필리프 팔라도/출연 리즈 위더스푼, 아놀드 오셍/개봉 3월 26일)=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내전 중 반군에게 총알받이로 잡히거나 이를 피해 국경을 넘은 아이들)을 스크린으로 불러들였다. ‘뷰티풀 라이’는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마메르’, ‘예레미아’, ‘폴,’ ‘아비탈’이 성인이 된 후 미국에서 정착하던 중, 케냐 난민촌에서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의 문물이 낯선 이들의 에피소드와 취업을 위한 고군분투는 코미디 영화 못지 않은 웃음을 준다. 아울러 형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던 마메르가 선택한 ‘뷰티풀 라이’(선의의 거짓말)는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결말을 장식한다. 특히 ‘예레미아’ 역의 게르 두아니, ‘폴’ 역의 엠마뉴엘 잘은 실제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만족지수 ★★★☆)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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