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선 거의 불가능한 실적
화보 담긴 속지로 열혈팬 구매 유혹
SM이 전체 오프라인의 20~30% 차지
中시장 마케팅 강화하면 새 활로 가능
엑소의 오프로드 음반 판매량은 상징성과 함께 대한민국의 오프라인 음반시장의 전체 파이가 달라질 수 있는 정도다.
지난 3월 30일 정오에 발매된 엑소(EXO)의 정규 2집 ‘EXODUS’는 3월 30일과 31일 이틀 동안 무려 44만9천611장이 판매됐다. 실시간 판매수량은 파악되지 않지만, 가온차트가 발표한 3월 앨범 차트에 따르면, 엑소 2집의 한국어반은 27만7천87장, 중국어반은 17만2천524장이 각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둘을 합치면 45만장에 육박한다.
오랜만에 나온 정규앨범(2년만의 앨범)인데다, 초반에 팬덤 구매자가 몰리는 경향을 감안하면 4월 들어 판매량이 쑥 떨어지기는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 판매량은 대단한 수치다. 이번 앨범의 선주문량인 50만2천440장(한국어반 321,200장, 중국어반 181,240장)이 거의 다 소화된 셈이다. 선주문량이 50만장이면 김건모 신승훈 조성모 god 등 밀리언셀러 가수들이 전성기때나 할 수 있었던 물량이다.
물론 엑소의 음반 판매는 2000년대 초반까지 존재했던 밀리언셀러와는 다른 점이 있다. 그 때는 음반 한 개에서 나온 판매량이지만, 100만장 판매를 넘긴 2013년의 엑소 정규 1집 ‘XOXO(Kiss&Hug)’는 키스버전(한국어), 허그버전(중국어), 리패키지 키스버전, 허그버전을 모두 합친 판매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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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라인 음반 시장은 디지틀 시장에 밀려 위축돼 있다. CD 시장 최후의 보루격인 엑소는 오프라인 음반시장을 키울 수 있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
이런 마케팅적인 수법을 ‘트릭’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문화평론가 김헌식은 이미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엑소 100만장 판매? 부끄럽지도 않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엑소는 국내 버전과 중국 버전을 나누고, 리패키지도 다시 중국어버전으로 나누었다. 이는 사실상 한 개의 앨범을 자기 복제하는 것과 같다”면서 “만약 2013년 조용필의 19집 정규음반의 판매량 30만장을 엑소의 방식으로 만들었다면, 역시 백만 장을 팔았을 것이다”고 썼다.
하지만 이런 점들을 감안한다 해도 음악소비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는 디지털 시대로 완전 이행한 가요계의 오프라인 음반 판매가 100만장을 넘었다는 사실은 거의 불가능이라고 해야 한다.
정규음반을 내놓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엑소는 엑소K가 부른 ‘중독’이 38만여장, 엑소M이 부른 중국어버전의 ‘중독’이 27만여장이 각각 판매됐다. 이 두 음반을 합치면 65만여장이다. 화보 같은 속지까지 제공하므로 엑소의 열혈 팬이라면 안살 수 없는 ‘유혹’이다. ‘콜 미 베이비’가 실린 이번 2집 음반도 그런 제작 형태를 취했다.
엑소 리더 수호도 얼마전 ‘엑소더스’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에 100만장 돌파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면서 “외국팬들을 위해 각국 언어로 앨범을 녹음했고 소장가치를 높이기 위해 퀼러티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오프라인 음반시장 전체 규모는 700억~800억 정도에 머물러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전체 오프라인 음반시장중에서 무려 20~3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 점유율중에서 엑소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견고한 팬덤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음반시장에서 엑소의 정규 2집 판매량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는 또 하나의 관심거리다.
엑소뿐만 아니라 아이돌의 오프라인 음반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외국인과 내국인 구매자의 비율이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중화권 10~20대들의 구매자들이 절대적으로 많다. 따라서 중국시장을 좀 더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면 죽어가는 오프라인 시장의 활로를 찾아낼 수도 있다. 디지털 시장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소장 가치와 팬덤이라는 면에서 강점을 지닌 CD 시장도 차별성을 충분히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심의와 규제 등으로 만만한 시장이 아니다. 게다가 언어도 소통의 장벽으로 작용한다. 에프앤씨(FNC)엔터테인먼트 정명훈 부대표는 “일본시장에 진출할 때 멤버들이 일본어를 배워 어느 정도 구사할 수 있었는데, 중국어는 일본어에 비해 쉽게 배우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엑소의 중국인 멤버인 크리스와 루한이 그룹을 이탈했다.최근 중국의 한 매체는 다리 부상으로 활동을 쉬고 있는 엑소 타오의 탈퇴설을 보도하자 타오는 SNS에 “난 떠나지 않는다. 날 믿어달라”라고 팬에게 답했다. 타오가 그룹내에 계속 있어주니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 것 같은, SM이 뭔가 주도권을 뺏긴 듯한 느낌이다. 엑소내 한국멤버와 중국멤버가 함께 하며 완전체의 모습을 보여주기 힘든 이때, SM이 새로운 공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 됐다. 그것이 한국과 중국 공동발굴 제도이건 또 다른 새로운 방식이건, 오프라인 음반시장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도 강구해야 할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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