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女관계 회복 ‘아빠를 부탁해’…시청자가 보고싶은 건 없다?

최근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강석우와 다은이가 함께 한 것은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 타기, 스킨 다이빙 하기, 가족간 리마인드 웨딩 사진 찍기 등이다.

이런 아이템들은 시청자들이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보고싶어 하는 것들이 아니다. 강석우와 그 가족들이 평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방송을 통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게 지나치면 “자기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돈 벌고있네”라는 반응도 나오게 된다. 그러니 이런 류의 아이템들은 가능하면 홈비디오에 고이 간직해놓고 가족들이 모였을 때 틀어보는 게 좋다.


출연자들이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은 아이들이 나오는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용납이 된다. 아이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마음은 송일국이나 시청자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렇게 하면 안된다.

‘아빠를 부탁해’의 성인 딸들은 반(半) 연예인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과는 다르다. 조민기의 딸 윤경을 제외하면 셋 다 연예인 지망생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고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만 자꾸 하면 “자 우리 설정 들어갑니다. 콘셉트 잡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진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 “지들(연예인들)끼리 놀고 돈 버네”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무도’ 출연자들은 독하게 하는 면이 있다. 녹화도 주 3일이나 한 적도 있다. 반면 ‘아빠를 부탁해’의 강석우는 “룰룰랄라” 하는 분위기다. 강석우는 평범한 50대 일반인 아빠의 모습이 아니다.

‘아빠를 부탁해’는 출발이 무척 좋았다. 20대 딸과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인 아빠의 모습을 그리고, 서로 조금씩 이해해 나가는 장면들. 이런 건 보통 가정에서도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고 그래서 공감을 살만했다. 표현을 잘 못해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아빠의 모습은 왠지 짠해보였다.

개인적으로 ‘아빠를 부탁해’는 제주도를 가면서 방향이 약간 틀어졌다고 생각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짝을 이뤄 버기카를 타고, 잠수를 하고, 오름을 오르며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서서히 사라져갔다.

아빠와 딸은 지난 5개월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색함이 많이 사라졌다. 초기의 서먹한 관계를 그대로 보여줄 수는 없다. 이제 아빠는 지금보다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이, 더 깊게 보여주어야 한다. 꼭 딸과의 매개로 보여줄 필요는 없다. 40대에 맞는 가을과 50대의 가을은 다르다. 그런 중년남의 소외와 소회를 담아내고, 딸은 그런 아빠의 모습을 봐주는 것만으로도 ‘아빠를 부탁해’의 ‘초심’을 약간은 회복할 수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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