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선임기자의 대중문화비평] 승기의 독설·호동의 의기소침…그들의 반전이 반가운 이유

리얼막장 모험활극 예능 tvN ‘신서유기’
지상파 아닌 인터넷서 방송 눈길
1박2일 前멤버 새매체 적응 고군분투

‘모범생’이승기, 팔딱대는 강한멘트 구사
메인MC 강호동, 대화 못끼고 어리바리
인터넷방송 환경서 달라진 모습 기대

개인적으로 ‘신서유기’가 공개되기 전 가장 걱정스러웠던 것은 물의를 일으켰던 이수근의 출연이 아니라, ‘신서유기’가 ‘1박2일’과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제목이 달라지면서 스토리텔링이 조금 달라졌지만, 결국 ‘1박2일-시즌1’에 출연했던 멤버들과 그 PD로 얼마나 차별화시킬 수 있을까? 다른 점이 있다면 지상파와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의 차이다.

네이버 티비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는 새로운 매체 플랫폼에서 성공한 첫번째 예능이라는 호칭이 붙을 것 같다.
지상파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주며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기자의 이런 우려는 ‘신서유기’가 인터넷으로 공개됨과 동시에 사라졌다. 초반에는 이승기가 변화를 주도했다. 그는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야 될지를 알고 바로 실천에 들어갔다. 형들의 사랑을 받아온 착한 막내 이승기는 선배들에게 독설도 서슴치 않았다.

출연자들은 ‘1박2일’을 통해 이미 캐릭터가 잡혀 있어 새롭게 캐릭터를 잡을 필요가 없었다.

나영석 PD의 스토리텔링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만 해도 큰 효과가 나왔다. “이승기가 이럴 줄 몰랐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게 일찌감치 성공을 점칠 수 있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이승기는 ‘1박2일’ 등에서 바른 생활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토크할 때도 윤리 교과서에 버금갈 정도 였다. 파파라치가 이승기를 추적하다 건질 게 없다며 포기할 정도였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방송되는 ‘신서유기’에서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화법을 구사했다. 그때에 비해 지금은 포장만 바뀐 것이지, 내면이 바뀐 건 아니다. 만약 이승기가 이번에도 교과서적인, 그리고 완벽하게 정제된 ‘멘트’만 한다면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이승기도 사석에서는 이러는 구나 하고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승기는 이수근을 “상암동 베팅남”으로, 은지원을 “여의도 이혼남”으로 각각 지칭했다. 적응이 안된 강호동이 “그냥 갈겨버리네, 거리낌이 없구나”라고 당황해했다.

이승기는 당황해하는 강호동에게 “다 내려놓으세요”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서유기’에서 가장 죄가 많은 손오공을 이수근으로 정하자 “손형(손오공 형), 한잔 해요”라며 잔을 따라주었다. 강호동이 이승기에게 과거 ‘1박2일’의 제주도편에서 비어 치킨의 실수담을 떠올리자 이승기는 “여기서 그 정도가 흠이 되나요”라고 단칼에 잘라버렸다.

네이버 티비캐스트를 통해 공개된 ‘신서유기’는 새로운 매체 플랫폼에서 성공한 첫번째 예능이라는 호칭이 붙을 것 같다.
지상파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주며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신서유기’는 강호동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큰 형 강호동은 인터넷 모바일 환경에 재빨리 적응해 팔딱거리는 입담을 구사한 이승기와 달리 급변하는 예능환경에 따라가지 못해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강호동은 항상 팀을 이끌어와 관찰예능과는 어울리지 않는 ‘진행병(病)’까지 생겼지만, “뭘 알아야 이끌지” 하는 상황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이는 강호동에게도 새로운 모습이다.

이승기는 “내년에는 어디든 가야된다. 역술가에게 가봤더니, 내년에는 군대를 가거나 교도소를 가거나”와 같은 이전에는 들을 수 없는 강한 멘트를 구사했다. 그런데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 환경과 잘 어울렸다. 자신은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을 구사해 초반 ‘신서유기’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머리가 좋은 이승기는 드래곤 볼 게임에서도 한 수 위의 기량을 발휘할 것이다. 형들을 놀려주기도 하면서 더욱 재밌게 지낼 모습이 벌써 기대를 가지게 한다.

강호동에게도 새로운 가능성이 보여졌다. 착한 이승기가 ‘위악’을 떠는 게 아니듯이, 강자 강호동도 일부러 약한 체 하는 모습이 아니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환경에 적응이 안돼 의기소침해진 강호동은 만화 ‘드래곤볼’ 자체를 모르고 있어, 멤버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기도 했다. 강호동은 캐릭터를 잡기 위해 유행에 뒤떨어진 체 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옛날 사람, 옛날 개그가 되는 것이다. 거짓으로 꾸미면 보는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

강호동이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을 지금처럼 솔직하게 끌고나간다면, 예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하는 듯한 그의 모습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강호동은 세금 논란으로 1년간의 자숙기를 가지고 컴백한 후 항상 한 발 늦은 행보를 보였다. 외모답지 않게 돌 다리도 두들기며 건너는 민감한 성격이어서인지, 그의 신중함이 급변하는 예능 트렌드를 따라잡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인터넷 콘텐츠라는 새로운 매체 환경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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