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마술사’, 1318세대 위한 한국형 ‘판타지 로맨스’ 예고


“관객들이 영화를 봤을 때 꿈을 꾸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다”

연출 의도가 통했던 것일까. 김대승 감독의 바람은 충분히 반영됐고 몽환적인 분위기는 극대화됐다. 또 영화 ‘조선마술사’의 주요 무대, ‘물랑루’는 ‘없을 물(勿)’ ‘밝을 랑(朗)’ ‘정자 루(樓)’의 밝음이 없는 곳으로 질서와 계급 없이 모두가 즐겨 화려한 분위기에 심취하도록 만들었다.

‘조선마술사’를 보고 있자니 ‘물랑루즈’(감독 바즈 루어만)가 연상되기도 한다. ‘물랑루’에서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유승호)가 화려한 기술을 펼쳐 보이는 부분에서는 ‘물랑루즈’의 샤틴(니콜 키드먼)이 매혹적인 퍼포먼스로 뮤지컬을 연기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영화의 유토피아적 배경과 더불어 환희의 푸른 빛, 청명 공주(고아라)의 갈색 빛 눈동자가 보는 이들의 눈을 매료시킨다.

한편으로, 청명이 원치 않는 혼례를 치르러 가던 중 우연히 의주에서 마주친 환희에게 운명처럼 끌리게 되는 이야기는 하이틴 로맨스 외화를 접하는 듯해 흥미롭다. ‘트와일라잇’ ‘헝거게임’ ‘다이버전트’ ‘메이즈 러너’처럼 곤경에 처한 여자와 남자가 함께 역경을 헤쳐 나간다는 설정은 얼핏 전형적일 수도 있지만 판타지 무대가 신선함을 충족시켜 준다. ‘조선마술사’는 전 세계를 사로잡은 하이틴 판타지 로맨스 코드를 가장 한국식으로 그려낸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영화의 주요 소비층인 20대에서 40대를 타깃으로 삼아온 한국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유아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중장년층을 위한 시대극으로 관객층을 확장시켜왔다. 하지만 1318세대라 불리는 청소년을 위한 영화는 사실상 부재했다. 청소년 대상의 영화를 제작하기도, 연출하기도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할리우드에서 개척한 판타지 로맨스가 해외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국내 청소년들에게까지 청신호로 작용하고 있다. 다분히 서양적이었던 판타지 로맨스가 한국화 됐을 때 어떠한 오리엔탈 판타지 로맨스의 감각을 선사할 지 기대된다.

차이가 있다면, ‘조선마술사’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해 앞선 할리우드 판타지 로맨스에서의 허황된 느낌을 상당부분 감쇄시켰다. 일단 ‘조선마술사’라는 인물은 조선시대에 실제로 존재한 남사당패의 ‘얼른쇠’를 모델로 했다. 또한 영화는 1636년 병자호란 이후를 시대적 배경으로 해 전란에서 승리한 청나라가 정치적 볼모로 ‘의순공주’를 데려가는 이야기를 모티브 삼았다.

이제껏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볼거리를 예고한 ‘조선마술사’는 조선 최고의 마술사 환희와 청나라의 11번째 왕자빈으로 혼례를 치르러 가던 청명의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오는 30일 개봉.

(사진=’조선마술사’ 스틸컷)
이슈팀 이슈팀기자 /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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