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포스터 송송커플 신발끈신, 의미 있게 다가왔다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 KBS 수목극 ‘태양의 후예‘를 보다가 아내가 물었다. “‘태양의 후예’ 포스터 장면이 방송에 나갔나? 못본 것 같아서”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스터상에 그려졌던 송중기가 송혜교에게 신발끈을 묶어주는 장면은멜로드라마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장면이다. 그런데 지난 10일 방송된 ‘태후’ 6회에서야 그 장면이 나왔다.

평범한 그 장면이 앞 뒤 전후 관계로 연결해보면 제법 큰 의미가 발생했다. 송혜교는 분쟁지역에서 치료를 마치고 1진으로 복귀중 지진이 발생해 많은 부상자가 생긴 걸 알고 공항에서 현지로 다시 돌아온다. 옷차림은 짧은 치마에 하이힐. 재난 치료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패션이었다. 하이힐 굽을 떼고, 치료받던 한 외국인에게 받은 작업화를 신었다.

송혜교가 피가 묻고 정신없이 치료를 하는 사이 한국에서 유시진 대위(송중기)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연애가 막 진행중인 시점(송중기는 송혜교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송혜교는 좋지만 고민고민중). 급박한 상황에서 만났기에 복잡한 말은 없었다. 송중기는 송혜교 가 어설프게 신고 있는 작업화의 끈을 묶어준다.


그러면서 나눈 두 사람의 짧은 대화는 많은 의미를 남긴다. 여기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면 오히려 상황에 맞지 않았을 것이다.

“옆에 있어주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몸조심해요” “대위님도요“

사랑하는 사람도 죽어나갈 수 있는 분쟁지역(우크라)에서는 이 말의 위력은 대단하게 작용했다. 이 짧은 대화만으로 이들은 세속적으로 말하면, 사랑의 진도가 조금 더 나갔을 거고, 조금 달리 표현하면 숭고한 느낌(휴머니즘)이 동반된 사랑의 진전을 확인하는 순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송혜교는 송중기가 “인간적으로도 멋있는 남자”로 보였을 것이다.

이 점은 윤명주 중위(김지원)-서대영 상사(진구)간의 멜로도 마찬가지다. 김지원은 진구에게 ”다치지 마십시요. 명령입니다“라고 간단하게 전화로 말하지만 많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태양의 후예‘의 공간은 낭만적인 ‘파리의 연인’과는 완전히 다른 무거운 공간이다. “내 안에 너 있다. 니 맘속에 누가 있는지 모르지만..”, 이런 대사를 할 때가 아니다.

김은숙 작가는 ‘태양의 후예‘라는 무거운 공간에서, 하지만 극성은 여느 로맨틱 멜로물보다 더 잘 살아나는 이 드라마에서 멜로를 잘 붙이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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