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영화 ‘신세계‘ 등에서 선굵은 악역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리멤버’에서는 불량 변호사에서 정의실현을 위해 각성하는 ‘박동호’ 변호사로 분해, 호연을 보여주었다.
“무명 시절 엑스트라부터 시작해 이제 내가 작품을 선택하는 배우가 됐다. 기라성 같은 선배 사이에서 대사 없이 병풍처럼 있었던 시절도 있었다. 어느 순간 후배들이 과거 내가 그 선배를 보던 것처럼 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잘해야겠다.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자고 채찍질한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박성웅은 시청률 20%를 돌파한 미니시리즈, 1000만 관객 돌파 영화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행복하기는 해도 별로 실감은 안난다고 했다.
“내가 잘 나서 잘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이 알아봐줘서 잘되는 것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나는 오래 쉬면 병이 난다. 쉴 때 운동한다. 그래야 컨디션이 좋아진다.”

박성웅이 맡은 배역 박동호는 연기력이 없으면 빛을 보지 못하는 캐릭터다. ‘리멤버‘는 이야기의 절반이 유승호와 그의 가족사다. 박동호도 처음에는 뭔가 할 것 같았은 새로운 캐릭터로 어필됐지만, 갈수록 이야기가 줄어들었다. 최후 크게 한방을 보여주었지만, 사이다 같은 맛은 주지 않고 고구마를 주는 듯했다.
“살인자로 몰린 서진우(유승호) 아버지 서재혁(전광렬)의 무죄를 증명하려면 확실한 증거를 잡아야 했다. 그것이 남일호 회장(한진희)이라는 적진 내부로 들어간 이유였다. 그래서 중간에 시원하지 않고 답답함을 느낀 분들이 있을 것 같다.”
영화 ‘베테랑‘을 비롯해 사회적 공분을 느끼는 콘텐츠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리멤버’에서도 남규만은 살인에 증거조작, 하지만 그에 관한 기사 한 줄도 안나온다. 심지어 심판을 내리는 판사까지 그들과 연루돼 있다.
“남규만이 결국 자살하는 걸 보면 불쌍하더라. 가장 나쁜 사람은 그의 부친 남일호다. 딸도 결국떠나지 않나. 나도 아들을 잘 키워야겠다. 7살 아들이 이 드라마를 봤다. 내용이 복잡해 잘 모르지만 아빠가 배우라는 것, 변호사 역이라는 건 알고 있더라. 이런 세상을 아들이 경험 안했으면 좋겠다. 더도 말고 아들이 유승호만큼만 자랐으면 좋겠다. 얼굴은 나를 닮아 포기했지만 인품만은유승호처럼 되길 바란다.”
바르고 훌륭하게 자라준 유승호와의 작업도 좋았다고 했다. “어린 시절 연기는 자신이 선택한 직업이 아닌 경우가 많다. 부모가 개입된 거다. 승호도 연기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군대를갔다오면서 더욱 단단해진 느낌이다. 그 나이에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던 것 같은데, 승호는 아직은 어린 나이에 진중하고 생각이 깊다는 걸 느꼈다.”
박성웅은 ‘리멤버‘의 1~2회 대본을 보고 느낌이 너무 좋은데다 영화 ‘변호인’의 시나리오를 쓴 작가의 작품임을 알고 강한 의욕이 생겼다.
“스토리가 재밌고, 내 캐릭터도 좋았다. 사투리의 중압감이 있었지만 도전해보고 싶었다. 체력적으로는 너무 힘들었다. 당시에는 고수와 함께 영화 ‘이와 손톱‘을 동시에 촬영하고 있었다.”
박성웅은 ‘리멤버’에서 그 어렵다던 법정신도 잘 소화해냈다. 법정신은 한번 촬영하면 기본이 10시간이다. 대사도 평소보다 훨씬 많아진다. 박성웅은 법학과를 졸업한 이력때문이었는지 다른 배우들보다는 조금 편했다고 한다.
그는 부산 사투리의 진폭이 강해 사투리를 배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부산을 제외한 다른 지방 사람들을 속여보자는 생각으로 대본에 톤과 발음을 표시하며 사투리를 익혔다.
“한류가 생겨, 드라마와 영화 시장이 커지고 진출할 곳도 많아졌다. 평소 관리를 잘 해놔야 한다. 나도 김종국 정도는 아니지만 운동을 매우 좋아한다. 연기자로 더 많이 갈고 닦겠다.”
박성웅은 속과 겉이 차있는 묵직한 배우였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