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역배우 전성시대①] “아역배우가 아니라 그냥 배우”, ‘곡성’ 김환희ㆍ‘부산행’ 김수안ㆍ‘우리들’ 최수인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영화 속 아역이 달라졌다. 한동안 아역 배우들은 성인 주인공의 어린 시절이나 따듯한 가족영화에서의 감초 역할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들의 ‘욕심’과 ‘연기력’만큼 영화에서의 비중도 올라가는 건 당연한 수순. 최근 영화계에서 주연 자리를 꿰찬 주목할만한 아역 3인방을 모아봤다.

“아역배우가 아니라 넌 그냥 배우다.”

영화 ‘곡성’ 촬영 당시 귀신에 홀린 고난도 연기를 해야 했던 배우 김환희(14)에게 나홍진 감독은 주문을 걸었다. 발작을 일으키고, 걸신들린 것처럼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대고, 극중 아버지에게 욕설을 내뱉는 연기는 난이도를 넘어서는 곤란함이 가득한 씬이었을 터다. 

‘곡성’ 김환희 [제공=이십세기폭스코리아]

김환희는 마을에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전염병이 도는 미스테리한 상황을 그려낸 ‘곡성’에서 주인공인 종구(곽도원)의 딸 효진으로 분했다. 극중 효진은 아버지의 투지를 불타오르게 하는 보조적인 역할 이상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김환희의 연기는 6일까지 누적관객수 644만 명을 모으고 있는 ‘곡성’의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귀신에 홀려 발작하는 장면에서 내뱉는 “뭣이 중헌디”라는 대사를 유행어로 탄생시키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도 그의 연기를 극찬했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정말 잘 해줬다”라며 “캐스팅 과정에서 ‘배우가 아역이라는 게 따로 어디있습니까, 아역이라는 생각 말아주십시오’ 하는 말을 김환희의 부모님과 본인에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슛 들어가면 곽도원, 황정민이라는 배우와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고 덧붙였다.
‘곡성’, ‘아가씨’와 함께 제69회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부산행’에도 아역 배우의 존재감이 확실하다. 2006년생인 김수안은 2011년 영화 ‘미안해, 고마워’로 데뷔했다. 지난해 영화 ‘차이나타운’에서는 뒷골목을 배회하는 아이의 모습으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천재 아역배우’라는 수식어를 끌고 다니며 ‘특종:량첸살인기’, ‘해어화’, ‘무서운 이야기3:화성에서 온 소녀’ 등 굵직한 역할들을 꿰찼다. 

‘부산행’ 김수안 [제공=NEW]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부산행 KTX에 몸을 실은 사람들의 생존기를 담은 영화 ‘부산행’에서 김수안은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감정 연기를 펼친다. 아내와 별거 중인 펀드매니저 석우(공유)와 소원하게 지낸 딸 수안으로 분했다. 비밀스러운 분위기와 카리스마로 ‘부산행’의 “히든카드”로 떠오를 예정이다. 하반기 최고 기대작 ‘군함도’와 ‘신과함께’에도 출연이 예정돼 있다. 영화 관계자들의 말을 따라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아역 배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16일 개봉하는 영화 ‘우리들’은 초등학교 4학년 아이들이 주인공인 영화다. 친구가 필요한 아이 선을 연기한 최수인은 연기 경험이 전무하다. 하지만 ‘우리들’이 제6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40회 토론토국제아동영화제, 제56회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전세계가 주목하는 배우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들’ 최수인 [제공=필라멘트픽쳐스]

극중에서 말썽꾸러기 동생을 돌보는 속깊은 맏딸이지만 학교에만 가면 소심해지는 아이로 완벽하게 분해 극찬을 이끌어냈다. 영화를 연출한 윤가은 감독의 연출법도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는 데 공이 컸다. 아역들에게 시나리오를 주지 않고 상황극을 통해 역할에 녹아들게 했다.

1일 진행된 언론시사회 후 간담회에 등장한 최수인은 “‘우리들’에서 선 역할을 맡은 ‘배우’ 최수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최수인은 3일 폐막한 즐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최우수 어린이배우 주연상을 수상했다. 11일 개막하는 제19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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