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춤만으로 승부, 아이돌 솔로 무대에 주목한다= 걸그룹의 비주얼과 군무에 묻혀 있던 목소리를 찾기 위한 경연이 펼쳐졌다. 지난 7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걸스피릿’은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걸그룹의 목소리에 이름을 찾아준다’는 모토로 12개 걸그룹의 메인 보컬 경연을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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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Mnet, MBC 방송화면 캡처] |
그간 단체 무대에서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었던 실력을 솔로 무대를 통해 보여주고 1등 부터 꼴찌까지 순위를 메긴다. 밴드 음악 소리를 줄이고 보컬 음량을 키워 보컬로만 평가한다는 방침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목받지 못했던 걸그룹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도 있지만 보컬 실력에 대한 편견 개선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아이돌 연감2015‘의 필자이자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 음악평론가 미묘(본명 문용민)는 “실력이 있지만 주목받지 못한 아이돌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의도는 좋다”며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편견에 휩싸인 ‘얼마나 잘하나 보자’ 식의 시각과 숨겨져 있는 실력파 아이돌에 대한 기대 역시 담겼다. 양가적인 시각이 있기 때문에 좋은 취지를 어떻게 살리는 지는 아이돌의 역량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기회가 주어졌으니 편견을 깨는 건 그들의 몫”이라는 설명이다.
춤도 가세했다. Mnet ‘힛더스테이지’는 걸그룹과 보이그룹 멤버들의 솔로 댄스 경연으로, 군무 속에 감추어져 있던 댄스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다. 샤이니 태민, 소녀시대 효연 등 연차가 높은 아이돌부터 몬스타엑스 셔누, 트와이스 모모, NCT U 텐 등 신인 그룹이 섞여 자신이 기획한 댄스 무대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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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Mnet, MBC 방송화면 캡처] |
미묘는 “보컬과 달리 춤은 아이돌이 이미 인정받은 분야이긴 하지만 역시 아이돌의 실력에 주목해 이를 재평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아이돌, 서바이벌에도 도전… 기회인가 자폭인가= 아이돌을 위해 돗자리를 펴 놓은 ‘걸스피릿’과 ‘힛더스테이지’와 달리 언더그라운드의 실력파가 대거 출연하는서바이벌 경연 프로그램에 자진 출두하기도 한다. 서바이벌이라는 특성상 편견을 깨고 전세를 역전하기도 하지만 ‘역시나’하는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양날의 검이다.
Mnet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랩스타’가 그 예다. 지난 29일 첫 방송을 마친 ‘언프리랩스타’의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아이돌 그룹 멤버 출연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을 만큼 아이돌 래퍼의 출연은 항상 논란이 돼 왔다. 서바이벌에서 다른 래퍼들이 ‘아이돌 래퍼’를 대놓고 디스(비판)하는 가사가 서슴지 않게 나오기도 했다.
논란을 잠재우고 의외의 실력을 보여준 멤버로는 보이그룹 아이콘의 바비가 대표적이다. ‘쇼미더머니 3’에서 최종 우승까지 거머쥐며 실력을 입증해 냈다. 함께 참여했던 아이콘의 비아이(BI) 역시 아이돌 래퍼의 편견을 깨고 출중한 실력을 보여줬고 ‘쇼미더머니 5’에 출연한 보이그룹 유니크(UNIQ)의 승연 역시 아이돌 그룹에 앞서 래퍼로서의 인지도를 높였다. ‘언프리티랩스타’에서도 AOA 지민, 피에스타 예지 역시 아이돌 래퍼의 편견을 깼다.
하지만 여전이 이 두 프로그램은 아이돌 래퍼에 대한 논란의 정점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언프리티랩스타’에서는 원더걸스의 유빈, 씨스타의 효린, 포미닛의 전지윤 등이 논란을 잠재울 만큼의 실력발휘를 다 하지 못했다. 이번 ‘언프리티랩스타 시즌3’에서도 수 많은 아이돌 래퍼가 출전, 어떤 반전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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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JTBC, Mnet, MBC 방송화면 캡처] |
▶얼굴 가리니 편견도 극복, ‘복면가왕’이 물꼬 터= 얼굴을 가리고 가창력으로만 승부를 겨룬다는 설정은 아이돌이 가진 편견을 깨는데 가장 적합한 무대였다. 가요계 관계자와 평론가들은 입을 모아 “‘복면가왕’이 ‘아이돌은 노래를 못한다’라는 편견을 깨는데 크게 일조했다”고 말한다.
MBC ‘복면가왕’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노래만으로 가왕을 가리는 가요 예능 프로그램으로 약 50여 명의 아이돌이 출연, 타 출연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가창력으로 평가단을 놀라게 했다. 프로그램 초반부터 아이돌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복면가왕 초대 가왕은 걸그룹 EXID 솔지, 2대, 3대 가왕은 에프엑스(f(x)) 멤버 루나였다. 이후 9대 가왕에는 멜로디데이 여은이 올랐다.
MBC ‘복면가왕’에 이어 우후죽순 생겨나는 음악 예능은 아이돌이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저변을 확대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MBC ‘듀엣가요제’, SBS ‘보컬 전쟁: 신의 목소리’, SBS ‘판타스틱 듀오’ 등 다양한 음악 예능에서도 아이돌의 무대를 볼 수 있게 됐다.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이전에는 아이돌이 나갈 수 있는 예능이 한정돼 있고 비주얼을 보여준다거나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는 토크쇼가 대부분이었다”며 “아이돌이 음악적인 재능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음악 예능의 최대 수혜자는 이미 가창을 인정받은 기성가수들이 아닌 아이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이 아이돌에게 기대하는 바가 전과 달리 비주얼에서 음악적인 능력으로 옮겨갔다”며 “소속사 차원에서도 실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평론가 미묘는 “사실 아이돌이 실력에 있어 두각을 나타낸 건 한참 전이지만 편견은 쉽게 깨지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방송사는 아이돌 출연으로 이슈와 팬덤을 잡을 수 있고, 아이돌은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어 이러한 욕구의 접점이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