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가 보여주고 있는 건 비단 연기력뿐만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아이돌이라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 ‘의외로’라는 말이나 ‘모두의 예상을 깼다’는 표현이 함께 붙는 건 나나가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아이돌 연기자’ 구분 짓기가 말해주는 편견= 실제로 아이돌이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 연기자로 서는 건 그 자체로 논란이 된다. 비판이 먼저 나오는 경우부터 ‘얼마나 잘하나 보자’라는 인식까지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배우로 출발하지 않았다는 게 굴레처럼 작용”하는 걸 넘어 “아이돌 연기자라고 구분 짓는 데서 나오는 문제”라고 말한다.
최근 종영한 SBS ‘미녀공심이’의 걸스데이 민아, SBS ‘딴따라’와 tvN ‘응답하라 1988’의 혜리가 대표적인 예다. 함께 하는 주연배우들도 예외는 아니다. ‘미녀공심이’ 제작발표회에서 남궁민 등 주연배우들은 입을 모아 “민아가 잘할 수 있을지 우려했던 게 사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작품을 떠나 아이돌 연기자에게는 ‘연기를 못할 것’이라는 편견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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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제공] |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에서 걸그룹 에프엑스(f(x)) 빅토리아가 주연을, ‘부산행’에서 원더걸스의 소희, ‘봉이김선달’에서 엑소 시우민이 출연했다. 약 3개월을 끌고 가는 드라마와 달리 논란은 적었지만, 갑론을박은 피해갈 수 없었다. 아이돌이 출연하는 작품이 감수하고 가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지상파 방송국 드라마 PD는 “아이돌 연기자에 대해 시선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이전에 볼 수 없는 새로운 얼굴이라는 신선함과 화제성을 잡을 수 있다”며 “최근 드라마 시장이 중국 투자와 수출 등으로 재편되면서 아이돌 출연자를 내세워 한류를 잡으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과 함께 출연하는 배우도 아이돌과 함께 작품을 하는 데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연기력에 대한 논란에 대한 부담때문에 주연 배우들이 붙잡고 가르치기도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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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2=SBS 제공] |
▶요즘 아이돌은 연기 교육도 필수, “다 잘해야”= 아이돌이라는 이유로 연기력에 집중포화를 당하다 보니 가요 기획사들의 고민도 깊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이라고 하면 뭘 해도 좋지 않게 보고 평가 잣대가 높다”며 “특히 드라마나 영화 작품에 들어갈 때 더 부담을 가지고 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받는건 당사자도 예외는 아니다. 앞서 민아는 “망가져도 좋으니 드라마에 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편견이 깊다 보니 “데뷔 전부터 춤과 노래는 물론이고 연기 교육도 병행”하는 건 기본이다. “가수와 연기자의 영역이 점점 허물어지는 데 대한 대비”이기도 하다. 또 다른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은 아이돌도 제 2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데뷔하고, 소속사 차원에서도 그걸 장려한다”며 “가장 주력으로 둔 영역이 바로 연기”라고 말했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KBS2 ‘드림하이’로 시작해 영화 ‘도리화가’ 주연을 거쳐 현재 KBS2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김우빈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엠블랙 출신 이준은 KBS2 ‘정글피쉬2’를 시작으로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가며 tvN ‘갑동이’를 통해 아이돌 꼬리표를 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풍문으로 들었소’(SBS), ‘뱀파이어 탐정’(OCN) 및 다수의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고 아예 배우 전문 연예기획사로 옮겨 꾸준히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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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3=KBS2 방송화면 캡처] |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아이돌 연기자에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 인정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꼭 아이돌 연기자가아니더라도, 누가 어디에서 시작했든 캐릭터를 소화할 만한 연기력을 갖추었느냐가 주요 관건”이라며 “처음부터 배우로 시작하지 않은 사례가 많음에도 유독 아이돌에 대해 갖는 편견이 가혹한 건 사실이다. ‘복면가왕’에서 가창력에 대한 편견을 깼듯 아이돌이지만 적재적소의 작품과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