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6개월간 이어진 ‘예체능’이 남긴 것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생활 스포츠 예능 KBS 2TV‘우리동네 예체능’이 4일 양궁 대축제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무려 3년 6개월 동안 화요일 밤의 명승부를 선사한 ‘우리동네 예체능’이 12번째 스포츠 양궁을 끝으로 종영한다. 공영방송인 KBS에서 시도할만한 뚝심있는 예능으로 평가된다.

출연진이 종영반대를 외치고, 시청자들이 앞다투며 아쉬움을 표하는 ‘우리동네 예체능’의 매력은 무엇이었으며, 무엇을남겼을까?

▶12개 종목의 생활 스포츠, 시민들과 함께 했다

그동안 ‘예체능’이 땀을 흘린 스포츠는 총 12개 종목. 2013년 4월 9일 탁구 편을 시작으로 볼링, 배드민턴, 농구, 태권도, 축구, 테니스, 족구, 수영, 유도, 배구, 양궁에 이르기까지 3년 6개월 동안 100여명의 연예인 선수들과 수많은 생활 체육인들이 함께 했다. 이들 중에는 동네의 작은 탁구 교실에 다니던 학생에서부터 선수보다 뛰어난 기량의 생활 체육인까지, 다양하고 수많은 시민들과 함께 하며 대결을 펼쳤다. 흘린 땀들이 기량을 이기기도 하고, 예체능 팀보다 월등한 일반인들의 실력에 경탄을 보내기도 하면서 이들의 대결은 언제나 뜨거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예체능의 종목 발표를 손꼽아 기다리는 생활 체육인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땀과 열정을 함께 한 스포츠 스타들의 탄생

예체능 1회가 방송됐을 때 주인공은 강호동이 아니었다. 그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 조달환이었다. ‘초레이 하’를 외치여 역전극을 펼치는 조달환의 탁구 경기는 탁구가 얼마나 쫄깃한 경기인지, 또한 얼마나 많은 생활 체육인들이 탁구를 즐기고 있는지 알게 했다. 그리고 농구에서는 김혁이 등장했다. 스프링같은 점프력으로 득점을 올리는 배우 김혁의 모습은 서지석-김혁-최강창민 등 절정의 농구군단을 탄생시켰다. 유도에서는 누가 뭐니 해도 조타였다. 아무도 기대치 않았던 가수 조타의 놀라운 경기 모습은 입소문으로 회자되어 조타의 이름을 톡톡히 알리게 했고, 경기마다 드라마 같은 명장면을 만들어 내며 대한민국을 유도 신드롬에 빠져들게 했다. 이후 양궁의 이시영은 ‘예체능’ 폐지 반대를 SNS에 올리기까지 한 ‘예체능’ 앓이의 대표적인 멤버. 특유의 끈기와 체력을 바탕으로 ‘예체능’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대단원을 장식할 ‘양궁대축제’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다시 볼 수 없는 명승부, 감동의 재현

‘예체능’만의 볼거리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다시 볼 수 없는 세기의 명승부전이었다. 탁구편의 ‘양영자-현정화-김택수-유남규’의 세기의 명승부전, 배드민턴 편의 ‘박주봉-김동문 VS 이용대-유연성’의 배드민턴 리턴즈, ‘이충희-이민형-현주엽 VS 최희암-우진원-김훈’ 등 농구 연고전 리턴즈 등 각 스포츠를 빛냈던 살아있는 전설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도 했고, 테니스 전국대회, 전국 족구 대회, 전국 유도 대회 등 생활 체육인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땀을 흘리기도 했다. 특히, 살아있는 배드민턴의 신 박주봉-김동문 조와 현재 우리나라를 이끄는 이용대-유연성의 배드민턴 대결은 아직도 회자 될 정도로 손에 땀을 쥘 최고의 명승부로 손꼽히고 있다.

▶뼈 속 깊은 스포츠인 강호동에게 보내는 헌사

‘예체능’은 강호동이 없었다면 3년 이상 유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12가지의 스포츠를 전문가와 대등하게 습득하고, 연습하고, 대결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해낼 수 없는 도전이었다. 종목과 게스트가 매회 바뀌는 동안 1회부터 종영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던 사람은 바로 강호동이었다.

강호동은 자신이 평소 즐겨 하는 테니스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힘든 농구 편, 수영 편 뿐만 아니라 양궁에 이르기 까지 단 한가지 종목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코치뿐 아니라 동료들이 손꼽는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른 선수는 언제나 강호동이었다. ‘예체능’의 힘을 지탱하고 이끌어준 강호동의 존재감은 그의 전성기를 능가하는 식지 않은 파워로, 그가 진정한 체육인이자 예능인이었음을 각인시켜 주었다.

wp@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