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시험 대신 친 조국…’범죄 아니다’ 교수 답변서에도 유죄 이유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3일 부산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가 아들의 미국 조지워싱턴대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는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로 판단됐다. 조 전 장관 부부는 담당 미국인 교수의 서면 답변서를 제출하며 무죄를 받아내려 했지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김진하·이인수 부장판사)는 지난 8일 조 전 장관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며, 2016년 아들이 다니던 조지워싱턴대의 온라인 시험을 대신 풀어준 혐의(업무방해)에 대해서도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조 전 장관 측은 2심에서 시험을 주관한 미국 조지워싱턴대 제프리 맥도널드 교수의 답변서를 제출해 업무방해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 기소 취지에 따르면, 맥도널드 교수는 '조 전 장관의 대리 시험으로 업무방해를 당한 피해자'다. 피해자가 조 전 장관의 범죄를 부인하면 무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조 전 장관 측의 계산이었다.

실제 맥도널드 교수는 답변서에서 "학문 부정행위가 범죄가 되려면 고도로 추악한 수준에 도달해야 한다"며 "최종 성적의 4%에 해당하는 두 번의 퀴즈에 대한 부정행위가 형사 기소됐다는 점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조 전 장관의 계산대로 되지는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미국에서 대학 수업의 단순한 부정행위를 범죄행위로 보지 않는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범죄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죄를 저질렀다면 해당 국가에서 범죄가 되지 않더라도 한국에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한국인이 마약이 합법인 국가에서 마약 투약을 하더라도 한국에서는 그를 처벌할 수 있다. 이른바 '속인주의'(그 사람이 어느 나라에서 범죄를 저질렀건 국적상 속한 나라의 법률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다.

재판부가 오히려 주목한 것은 맥도널드 교수가 '강의계획서 등에서 온라인 시험 응시 때 타인과 협업을 금지한다고 명시적으로 기재하지는 않았지만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구두로 해당 내용을 고지했을 것 같으며, 스터디 그룹을 형성해 시험 준비를 하더라도 시험은 스스로 볼 것으로 예상했다'고 답한 부분이다.

조 전 장관 부부는 이 시험이 다른 사람과 논의하고 함께 문제를 푸는 것이 엄격하게 금지된 성격이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맥도널드 교수 이러한 답변은 그와 배치되는 것이다.

재판부는 문제를 함께 풀면 맥도널드 교수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점을 조 전 장관 부부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어 업무방해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서 가족 단체대화방 메시지를 그 근거로 들었다.

정경심 전 교수가 가족 단체대화방에 남긴 '출석 절대 빠짐(빠지면) 안 돼. 퀴즈 5회 10%, 출석 10%'(4회 온라인 시험 직후), '정신 차리고 봐야 할 텐데…그런데 총점의 2%야'(5회 온라인 시험 직후) 등이 그 예다.

조 전 장관과 검찰은 2심 선고에 불복해 상고했다.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진다. 대법원에서도 2심과 같은 형이 선고될 경우 조 전 장관은 구속돼 수감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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