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株 한국증시 수익률 최하위

KRX 2차전지 톱10 지수 -26.19%
상위 10개 종목 시총 45조원 증발
정책 불확실…“추세적 반등 회의적”



올해 들어 이차전지 섹터가 국내 증시 주요 산업군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부진 탓에 국내 증시 대표 이차전지주 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올해 들어서만 45조원 넘게 증발했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업황 악화 속에 미국·유럽 등 주요 전기차 시장의 보조금 축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 등 정책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며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연일 ‘신저가’ 기록 경신 중인 이차전지株=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26.19%나 급락했다.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C, 에코프로머티 등 시총 상위 10개 이차전지주로 구성돼 있다. 주가 부진으로 인해 10개 이차전지주의 시총 합산액도 작년 말(2024년 12월 30일) 기준 191조9406억원에서 전날 종가 기준 146조4550억원으로 23.70%(45조4856억원)나 줄었다.

10개 종목은 모두 올 한 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홀딩스(-6.51%)를 제외한 9개 종목은 모두 두 자릿수 하락률을 면치 못했다. 에코프로머티(-37.61%), 삼성SDI(-35.27%), 에코프로(-33.30%)가 30%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그 뒤를 포스코퓨처엠(-29.56%), LG화학(-26.84%), SK이노베이션(-26.79%), 에코프로비엠(-26.11%), LG에너지솔루션(-21.70%), SKC(-13.99%) 순서로 뒤따랐다.

주요 이차전지주는 최근 ‘52주 신저가’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섹터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6일 29만500원에 장을 마치며 2022년 1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였던 3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주가는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추세적 반등 가능성 작게 보는 韓 증권가=문제는 이차전지주의 부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데 증권가의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추세 반등 가능성에 대해선 회의적인 한편, 단기적이거나 기술적 반등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전기차와 관련한 정책적 불확실성은 이차전지주 주가엔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미국 하원을 통과한 감세안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혜택을 받는 미국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도의 폐지 시점이 기존 2032년에서 공화당이 처음 제시했던 2028년보다 완화된 2031년 말로 1년 당겨지는 것으로 잠정 결론 난 점은 안도할 요인이다. 다만, 전기차를 구매할 소비자가 받는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이 기존보다 6년 앞당겨진 내년 폐지된다는 건 전기차 캐즘 현상을 더 심화시킬 위험 요소로 꼽힌다.

한국산 배터리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유럽 시장에서 중국의 도전이 더 강력해지고 있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 요소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폴크스바겐 그룹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을 확대해 주요 차종 가격을 낮추기 위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면서 “LFP 배터리 시장 내 중국산 점유율이 74%에 이른 만큼, 상대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삼원계 배터리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슈”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이차전지 업황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적 발표 내용을 종합해 보면 대체로 올해 1분기 실적이 분기 실적 저점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미국의 고율 관세 유지 여부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 변화가 실적과 주가 방향성에 주요 변수일 것”이라며 “이차전지 섹터의 본격적인 업황 회복은 내년에나 가능하겠으나 주가 선행성과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하반기 종목별 트레이딩 기회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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