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베스트 멤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불붙인 홍명보, 북중미행 생존 경쟁 시작됐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 1년 앞으로…

홍명보호, 월드컵 본선 모드 ‘스위치 온’

쿠웨이트와 최종전 젊은피 실험 성공적

배준호·오현규·전진우·이한범 등 합격점

홍명보 감독 “내년 6월 경기력이 핵심”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 쿠웨이트전에 앞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베스트 멤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이 태극전사들을 향해 북중미행 생존 경쟁의 시작을 알렸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축구 대회 개막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월드컵 예선 일정을 모두 마친 대표팀은 이제부터 본선 모드로 스위치를 켜고 최적의 멤버 선정과 최고의 본선 경쟁력을 향해 질주한다.

사상 첫 3개국 공동개최…16개 도시에서 104경기

2026년 6월 11일 개막되는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이 공동 개최한다. 개막전은 멕시코시티의 에스타디오 아스테카에서, 결승전은 7월 19일 뉴저지주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32개국 체제로 진행한 월드컵은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 체제로 확대됐다.

이에따라 대회 기간도 종전보다 열흘 길어져 39일간 열린다. 16개 도시의 16개 경기장에서 48개국이 총 104경기를 펼친다. 3개국 공동 개최이긴 하지만, 11개 경기장이 미국에 몰려 있고, 8강 이후 경기는 모두 미국에서 열린다. 본선 조 추첨은 오는 12월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AP통신은 11일(한국시간)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아직 조 추첨 장소, 티켓 판매 일정, 좌석별 가격, 보안 계획 등 주요 세부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보안 대책을 지적하며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2024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일부 팬들이 티켓 없이 입장하려다 경찰·보안 요원들과 충돌하며 난장판이 된 전례가 있다. 월드컵 역시 보안 문제가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이지만, FIFA 측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고 했다.

FIFA는 월드컵 개막을 500일 앞둔 지난 1월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북중미 월드컵은 500만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며, 전세계 60억 인구가 월드컵을 시청할 것”이라며 “공동 개최국과 16개 개최 도시, 공식 파트너와 스폰서 등과 긴밀하게 협력해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손흥민이 10일 쿠웨이트와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사상 첫 48개국 참가…16강 진출은 더욱 가시밭길

한국 축구의 첫번째 목표는 2회 연속이자 사상 세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다.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의 신화를 썼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했다. 그리고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두번째로 원정 16강을 이뤄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새 시스템에서 목표를 이루기는 현실적으로 쉽진 않다. 2026 북중미월드컵은 처음으로 48개국이 경쟁한다. 32개팀이 조별리그를 마친 뒤 16강 토너먼트로 우승을 다투던 종전과 달리 이번 월드컵부터는 조별리그를 통과해도 32강이다. 때문에 16강은 32강 토너먼트에서 한 번 더 이겨야 도달할 수 있다.

홍 감독은 그러나 눈높이를 한단계 더 높였다. 사상 첫 ‘원정 8강’을 목표로 세웠다. 쟁쟁한 우승 후보들이 포진한 토너먼트에서 두번이나 이겨야 닿을 수 있는 고지다.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홍 감독으로선 명예회복의 기회다. 대표팀을 지휘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신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이라크를 꺾고 본선 진출을 확정짓고도 웃음기를 거두고 본선 경쟁력을 강조한 이유다.

홍명보호의 젊은피 선봉에 선 오현규(왼쪽)와 배준호 [게티이미지]

 

젊은피 첫 실험 성공적…태극전사들 옥석 가리기 본격 스타트

월드컵 본선 경쟁력을 위해선 베테랑 뿐만 아니라 국제무대 새얼굴들의 ‘미친 활약’이 필수적이다.

홍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10일 쿠웨이트와 월드컵 3차 예선 최종 10차전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선발 기용했다. 경기 초반엔 투박한 움직임과 정교하지 못한 마무리로 답답한 흐름을 보였지만, 후반 6분 이강인(PSG)이 추가골 물꼬를 튼 이후 골잔치가 벌어져 4-0 대승을 완성했다.

뒤늦게 홍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날 선발 출전한 배준호(스토크시티)는 알토란 같은 도움 2개로 존재감을 증명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27번째 선수’였던 원톱 오현규(헹크)는 부지런한 뒷공간 침투와 저돌적인 돌파로 득점까지 뽑아내며 눈도장을 찍었다.

홍명보 감독도 흡족함을 표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젊은 선수들이 내가 상상한 것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베테랑들이 팀 주축이고 현재 팀을 이끌어가는 건 맞지만, 이들을 서포트해주는 젊고 강력한 선수들이 나와주는 게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오늘 결과는 고무적이다”고 했다.

홍 감독은 이어 “중앙수비수 두 명(김주성, 이한범)을 칭찬해주고 싶다. 이들에게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는데, 소속팀에서보다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원두재도 오랜만에 나와서 잘 해줬고, 전진우는 이렇게 경기력이 좋은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러나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6월에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면서 “10여년 전(브라질 월드컵에서)에 그 부분을 놓쳤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다양한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 그들이 얼마나 경기력을 (6월에)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9월 A매치 기간 경쟁력 있는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표팀은 9월엔 북중미월드컵의 무대인 미국에서 미국(9월7일), 멕시코(9월9일)와 두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10, 11월 A매치 기간에도 강호들과 평가전을 갖고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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