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호의에 대하여(문형배 지음, 김영사)=대통령 탄핵 결정을 단호한 목소리로 읽던 문형배 헌법재판관이 퇴임 후 자신의 생각을 담은 첫 책을 냈다. 그는 30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으며 발견한 ‘호의’라는 단어를 통해 그의 인생담을 펼쳐낸다. 재판 과정에서 금전적 이득을 주는 것보다 호의를 담은 한마디가 마음을 녹이고 문제를 해결했음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반면 화는 사건해결은 못 하면서 큰 손해만 줘 호의와 반대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자신의 소신은 물론 재판정에서 에피소드,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 위한 독서, 소소한 일상까지 이 책에 모두 담았다. 이는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썼던 판사의 기록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고민과 성찰의 산물이다. 자작나무를 필명으로 삼을 만큼 나무사랑에 극진한 저자에게서 현재의 소소한 일상에 충실한 것이 ‘인생의 긴 여정에서 패배하지 않는 방법’임을 알게 된다.


▶나는 ADHD 노동자입니다(민바람 지음·신재호 감수, 루아크)=출근길 지하철에서 잘못 내린 사실을 들킬까 봐 한겨울에 땀 흘리며 전력 질주하고, 업무 전달 공책에 적힌 말 한마디에 부정적 상상을 부풀린다. 뒤늦게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저자의 일상은 평범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보통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애쓰는 고통이 숨어 있다. ADHD 환자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며 이미 우리의 삶 깊숙이 들어와 있지만, ‘눈에 띄게 산만한 병’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진단 사각지대에 머무는 사람도 많다. 저자는 ADHD를 의심하고 진단받기까지 8년에 걸친 과정과 그 후의 이야기들을 유머와 통찰로 전한다. 성인 ADHD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ADHD를 여러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돕는다. 책은 자신에게 찾아온 병을 미워하지 않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통합할 수 있는 힘이 진짜 긍정이라고 말하며 독자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무박 3일 밤새워 읽는 최고민수 경제사 특강 1·2(최고민수(박민수) 지음, 경이로움)=서양 화폐는 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으로 만들었을까. 금융전문가이자 유튜버인 저자가 역사·인문학·지리학까지 아우르며 경제사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B4 용지에 정성 가득 적힌 메모를 들고 장시간 수다를 떨던 모습이 영상을 통해 알려졌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유쾌한 ‘투머치 정보’를 고스란히 담아낸 ‘B4 경제사’라 할 만하다. 고대 문명부터 중세 유럽까지 역사 속 굵직한 사건들을 경제적 관점으로 재해석했다. 이와 함께 화폐의 기원, 인플레이션, 주식회사의 탄생, 그레셤의 법칙 등 경제사 핵심 개념을 세계사와 함께 설명해 역사와 경제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경제사를 단순히 과거의 기록이 아닌 ‘현재를 이해하는 실마리’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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