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대출 다시 받아볼까” 꽁꽁 잠갔던 은행권, 연초부터 가계대출 푼다 [머니뭐니]

주택담보·신용·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 2일 재개

서울 한 은행 대출 창구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지난해 11월 은행 주담대 잔액 증가분이 2800억원 수준에 그치며 한해 가장 적은 순증을 기록할 정도로 은행권은 연말까지 가계대출을 걸어잠궜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 따른 대출 총량 관리 영향이다. 하지만 해가 바뀌자 주택담보대출 등의 비대면 신청 창구가 재개되고, 다른 은행으로부터 ‘갈아타기(대환) 대출’ 등도 다시 가동될 전망이다. 꽉 막혔던 가계대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일부 트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24일 이후 중단된 주택담보·신용·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을 2일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11일, 22일부터 각각 제한된 일부 신용대출 상품(스타신용대출 Ⅰ·Ⅱ 등) 판매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도 허용된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출 한도 축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가입이 재개되면 그만큼 지역에 따라 수천만 원 정도 한도가 늘어난다.

신한은행 역시 지난해 8월부터 막았던 대출 상담사(모집인)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과 MCI를 2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MCI는 담보가 아파트인 경우에만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같은 날부터 생활안정자금 용도를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을 다시 받는다. 전세자금대출 비대면 접수도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이달 중 재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0월 각 영업점에 설정한 부동산 대출 상품(주택담보·전세자금 대출) 판매 한도(월 10억원)를 2일 자로 해제한다. 대출 한도가 10억원에 불과해서 사실상 주택담보·전세자금을 거의 취급하지 못했던 지점 대출 영업이 두 달여 만에 정상화되는 셈이다. 연간 취급 한도가 꽉 차서 지난 연말 제한된 우리원(WON)뱅킹 신용대출 일부 상품의 판매도 다시 시작된다.

IBK기업은행 또한 2일부터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을 재개하고, 보유주택 처분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도 전면 허용한다. 대면·비대면 전세자금대출 타행 대환도 다시 취급하기로 했다.

앞서 가계대출 절벽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27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610조6461억원에서 610조9284억원으로 282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가장 적은 순증 규모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컸고 주요 은행이 월초부터 일부 대출 창구를 닫고 월말에는 접수 자체를 중단하는 강수를 둔 여파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은행의 가계 주택대출 대출태도지수는 -28을 기록했다.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대출도 -19 수준이었다. 직전 분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대출을 깐깐하게 심사했다는 얘기다.

한편 은행권이 가계대출이 빗장을 풀면서 집값 상승을 다시 촉발할 경우 금융당국은 다시 강력한 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KBS일요진단에 출연해 “내년에도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는 불가피하지만, 특정 시기에 ‘대출 쏠림’이 나타나는 문제점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가계부채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과 맞춰 관리하게 되는데, 지금은 워낙 (가계부채) 절대 수준이 높기 때문에 총량 증가율을 경상성장률보다 낮게 설정해 연착륙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들이 정부의 총량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연말에 대출 창구를 아예 닫아버리다시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는 “특정 시기에 너무 쏠림이 있는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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